고대 신라의 찬란한 수도 서라벌, 그곳에서 하늘에 닿을 탑을 세우려 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신라 여왕 덕만과 천재 목수 비목랑의 운명적 만남을 중심으로, 예술과 권력, 신념과 사랑의 교차점을 그려낸 웅대한 역사 서사다. 작가가 해외에서 목수로 일하며 얻은 경험을 토대로 쓴 것으로, 목수의 손끝과 여왕의 결단이 만들어낸 문명의 순간을 뜨겁게 되살린다.
권길상/ 쇼팽의 서재/ 2만900원 소설은 월성의 잿더미 속에서 태어난 한 소년 비목랑으로부터 시작된다. 그의 아버지 순정은 신라 제일의 대목장이었지만,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아들에게 “신라 제일의 목수가 되라”는 유언을 남긴다. 가난과 상처 속에서 자란 비목랑은 화랑 낭도로 성장하며 한 소녀 덕만을 만나게 된다. 훗날 여왕이 되는 덕만은 남성 중심 사회의 벽을 뚫고 왕권을 세워야 하는 운명을 지닌 인물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세월과 전쟁, 권력의 소용돌이를 넘어 신라의 미래를 건 황룡사 9층 목탑 건립으로 이어진다. 황룡사 9층 목탑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의 권유로 643년에 착수해 645년에 완공된 80m의 거대 목탑으로, 고려 몽골 침입 때 소실되어 현재는 초석만 남아 있다.
요즘 K컬처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고 APEC의 성공적인 개최로 세계인의 관심이 경주에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작가는 소설로나마 황룡사 9층 목탑을 재건해 서라벌 전체를 부활시키기로 결심해 출간했다.
박태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