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금융)의 담보자산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부동산시장이 잠잠해지는 반면 주식시장은 활황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온투사 49곳의 대출잔액은 1조433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47억원) 대비 30.1% 증가했다. 이 중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43%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증권계좌 담보대출(스톡론)이 대부분인 기타 담보대출 비중은 38%로 무려 16%포인트 급등했다. 기타 담보대출 비중이 38%까지 치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톡론은 증권사 계좌에 보유한 주식이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받는 상품이다. 대출자가 증권계좌를 담보로 온투사에 대출을 요청하면 P2P금융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온투사를 통해 대출자에게 공급되는 구조다.
스톡론 비중이 커진 건 최근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호황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일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P2P금융 투자자 입장에서도 스톡론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개인 신용대출보다 위험부담이 낮다. 주식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120~125%) 이하로 하락하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돼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하락한 배경은 최근 부동산 투자심리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의 부동산 규제인 6·27 대책과 10·15 대책 이후 대출 수요가 온투업계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됐다. 온투업은 은행과 달리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풍선효과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온투업체의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6166억원으로 전년 동기(5911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그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에 묶인 돈을 최대한 주식시장으로 옮기길 유도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이어지자 P2P금융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에 대한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잔금처리 등 납입기간 내 빠르게 대출을 실행해야 하는 부동산 담보대출자 입장에서도 P2P금융은 적절한 대안이 되지 못했다. P2P금융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야 대출이 실행되는 구조여서 이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 우려가 장기화하면 P2P금융 투자자들이 줄어들고 이는 대출 수요자에 대한 원활한 자금공급을 가로막아 온투업 생태계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국내 1위 온투사였던 렌딧도 이런 구조적 한계와 규제 등에 가로막혀 영업을 종료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투업은 대출자의 신용도가 높아도 투자자가 외면하면 시장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라며 "대출자 중심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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