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계신용(빚)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증가 폭이 축소됐고, 신용대출은 감소 전환했다. 주담대는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4분기에도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14조9000억원 늘었고,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증가 폭은 전 분기(25조1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 전 분기 대비 13조4000억원 늘어 증가 전환한 이후 6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규모가 컸던 올 2분기보다는 축소됐지만 지난해 4분기(11조3000억원), 올 1분기(2조3000억원)보다는 규모가 크다.
가계신용 중 카드 대금(판매신용)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1845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조원 늘었다. 증가 폭은 2분기(23조6000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담대 잔액은 115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1조6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같은 기간 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의 영향으로 주담대는 증가 폭이 축소됐고, 신용대출은 감소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대출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조1000억원 늘었다. 주담대는 10조9000억원 증가했으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8000억원 감소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16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원 늘었다.
증권사·보험사·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525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00억원 줄었다. 김 팀장은 "증권사 신용공여액은 2분기에 확대됐으나 3분기에는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올 3분기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 잔액은 12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휴가철 신용카드 사용과 지방세 납부 수요 증가에 민간소비가 회복된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3조원 늘었다.
주택금융공사 및 주택도시기금의 정책대출은 3분기 말 기준 333조379억원으로, 전체 주담대에서 28.7%를 차지했다.
한은은 주담대 증가 속도는 4분기 추가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6·27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으로 추가로 한도가 줄었기 때문에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주식 빚투'로 인식되는 증권사의 신용공여액과 관련해선 "3분기에는 줄었지만 전망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분기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김 팀장은 "명목 GDP에 포함되는 실질 GDP가 3분기 1.7%로 높아졌고 가계신용 증가속도도 둔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가계부채 비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계부채 비율 하락에도 주택시장 불안이 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가계부채 비율은 3년 연속 하향안정화가 이뤄지고 있다. 거시적, 총량적 측면에서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춰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추후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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