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투자 늘리는 서학개미…“투자자 보호 강화·외환시장 안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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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투자 늘리는 서학개미…“투자자 보호 강화·외환시장 안정 필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투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미국 중심의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서학개미들의 거침없는 질주' 보고서에서 "해외주식이 개인투자자들의 중장기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 성숙한 투자 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에 따르면 해외주식투자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의 주요 투자처로 자리매김했다. 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해외주식 거래 금액은 2019년 409억9000만달러(약 60조134억5900만원)에서 지난해 5308억4000만달러, 올해 9월 기준 4661억9000만달러로 10배가량 증가했다. 해외 투자 관련 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가 증가하며 외화예수금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 5조7876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11조4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외화예수금은 해외주식 투자를 위해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외화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고위험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이 위원은 설명했다. 해외주식 보관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월 기준 93.7%다. 2017년 43.8%, 2020년 79.3%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고위험종목 보관잔액의 경우 2020년 1억9000만달러에서 올해 9월 120억3000만달러로 증가했다. 특정 종목 쏠림 현상도 나타난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른바 M7으로 불리는 7대 빅테크 기업 종목(테슬라·엔비디아·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애플) 등 주요 기술주를 선호한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중 주요 기술주 비중은 2020년 말 34.4%에서 지난해 말 41.2%, 올해 9월 35.5%다.



이 위원은 해외주식투자 급증 원인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신뢰, 미국 기술주가 '성장의 상징'이라는 인식 확대, 규제 차이, 거래 편의성 제고 등을 꼽았다. 주요 증시의 최근 5개년 평균 지수수익률을 보면 S&P500 14.2%, 나스닥 20.9%로, 닛케이(11.8%)와 코스피(3.7%)에 비해 높아 미국 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기술주가 고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경험적 인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강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제시했다. 해외상장 상장지수펀드(ETF)에는 기본예탁금·온라인교육 이수·레버리지 비율 및 종목 구성 등 국내 규제가 미적용된다는 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통한 거래 편의성이 증대된 점 등도 설명했다.


이 위원은 미국 테크 기업 중심의 해외주식투자 확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나 기술 인프라 등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미국 기업의 수익구조 개선이 더욱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불법 리딩방 방지, 외화 수급 안정화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주식 리딩방 및 유튜브 등 불법 투자를 권유하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이를 단속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해외주식 확대가 외환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특정 종목이나 레버리지 등 고위험 투자에 매몰되는 투자습관을 버리고 위험분산 및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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