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취임 100일 이찬진 원장, 고개 든 내부 불만… 리더십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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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금융톡]취임 100일 이찬진 원장, 고개 든 내부 불만… 리더십 시험대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는 시점에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와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을 막아낸 조직개편 대응과 젊은 직원들과의 활발한 소통은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예상 밖의 강경 발언, 매끄럽지 않았던 임원 인사, 직원 숙원인 재취업 규정 문제에 침묵한 점 등으로 아쉬움도 적지 않다는 분위기다.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서 이 원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다음 날 취임 100일을 맞는다. 통상 취임 후 3개월은 '허니문 기간'으로 불린다. 일부 금감원 직원들은 이 기간이 끝나자마자 전임 원장 시절처럼 강도 높은 감독·검사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 원장에 대한 크고 작은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직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이 원장의 발언 수위와 외부 기관과의 조율 부족이다. 은행권을 향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재발을 경고하거나 삼성생명에 회계처리 예외는 없다고 못 박은 발언은 내부 반발이 크지 않다. 현안에 대한 소신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융위원회·행정안전부·금융회사 등을 향한 다소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다. 지난 9월 말 "소비자 책임 저버린 금융회사는 언제든 퇴출", 국정감사에서 "전체 새마을금고의 3분의 1은 통폐합해야", "인지수사권 없는 절름발이 금감원 특별사법경찰 개선 필요" 등 메시지는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왔다. 한 금감원 직원은 "행안부·금융위·금융지주 등과 사전 조율이 됐는지 의문"이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거나 현안이 급증할 수 있고 실무 현장에서 예기치 않은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직원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석부원장 인사에 불거진 변수도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 원장이 소비자보호처를 본부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구상했다는 것은 수석부원장을 재신임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현 수석부원장이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조직을 충분히 지키지 못했다며 유임에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 고위 임원 인사 작업이 금융위·대통령실 등 상급기관에서 막혔다는 이야기도 나오며 내부 우려를 더하고 있다. 금소원 신설·금소처 분리를 막아냈지만 공공기관 재지정, 경영평가 등 대형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직원 숙원인 4급(선임조사역) 이상 직원 재취업 규정 완화에 대해 이 원장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부분도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직 후 3년간 직전 5년 내 근무했던 부서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기관에 재취업할 수 없다.


이 원장이 이 문제에 대한 직원들의 뿌리 깊은 불만을 인지하고도 침묵하는 건 아쉽다는 말이 나온다. 2013년 법 개정 이후 역대 원장 7명 모두 이 문제를 외면했지만, 이 원장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만큼 내부 실망감이 적지 않다.


또 다른 금감원 직원은 "재취업 제한으로 인사 적체가 발생하고 입사 4~5년만 지나도 직업 선택 자유가 크게 줄어 사기가 떨어진다"며 "법 개정이 쉽지 않은 건 알지만 원장과 임원진이 사기 진작 차원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허니문 기간 종료를 앞두고 이 원장의 업무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점도 내부 긴장을 키우고 있다. 전임 원장 시절 허니문 기간 이후 업무 요구 수준이 크게 높아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금감원 직원은 "생산적 금융, 밸류업 등 정부 정책뿐 아니라 조직개편·임원 인사·공공기관 재지정 같은 내부 현안도 산적해 있다"며 "원장이 직원 의견을 조금 더 세심하게 듣고 리더십을 발휘해 현안을 지혜롭게 풀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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