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8일 최종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하고 외부에 공개했다. 내부에서는 진옥동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이 이름을 올렸으며, 본인 의사로 신원을 비공개한 외부 후보 1명도 최종 경쟁에 참여한다.
금융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진 회장의 연임 여부다. 진 회장은 2022년 당시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을 제치고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3년간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며 내부·외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상 '1강' 구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금융의 핵심 주주인 제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도 연임 구도에 힘을 싣는다. 그는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장, 일본법인 SBJ은행 법인장 등 18년간 현지에서 근무해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경쟁 후보 중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는 정상혁 행장이 거론된다. 정 행장은 2023년 2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해 2년 임기를 채운 뒤,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그룹 내 13개 계열사 중 9곳의 수장이 바뀌는 인사태풍 속에서도 2년 임기를 보장받으며 입지를 재확인했다. 이 같은 내부 인정의 밑바탕에는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있다. 그룹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신한은행을 6년 만에 리딩뱅크 반열에 다시 올려놨다. 신한은행에서 35년간 근무한 내부 출신으로, 조직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최종 후보군에서 가장 의외라는 평가를 받은 인물은 이선훈 사장이다.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한 그는 2022년 SI증권 대표이사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1월 자산관리부문장으로 복귀했다. 그해 8월 1300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관련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수습할 '소방수'로 선임됐고, 올 1월부터 신한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외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경험해 내부 후보임에도 내부 이해도에 외부 시각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외부 후보가 단순히 들러리에 그치지 않고 의외의 복병이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상대적으로 내부 이해도 등 준비가 미흡할 수 있는 외부 후보를 위해 회추위 개시를 앞당겼고, 최종 후보군 확정부터 최종 면접까지 보름여 간의 기간을 부여했다. 회추위는 최종 면접 전 외부 후보자를 위한 별도 간담회도 마련해 그룹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다음 달 4일 개인 발표와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되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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