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이적 ‘막전막후’… 동행 꿈꿨던 원소속팀 KT “수차례 협상, 최선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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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이적 ‘막전막후’… 동행 꿈꿨던 원소속팀 KT “수차례 협상, 최선 다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최대어 강백호와 원소속팀 KT가 8년의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새 둥지를 틀었다. ‘천재타자’의 행선지는 4년 최대 100억 대형 계약(계약금 50억원·연봉 30억원·옵션 20억원)을 안긴 한화다.

지난 19일은 그 어느 때보다 긴 하루였다는 후문이다. KT와 한화 모두 숨 가쁜 24시간을 보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하는 2차 드래프트는 물론, 강백호와의 FA 협상 테이블에 차례로 앉았다.

이 시점에서 강백호는 빅리그 도전을 위해 하루 뒤 20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었다. 귀국 날짜를 예측할 수 없을 터. 사실상 선수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풀이됐다.

선수에게 먼저 계약 조건을 전달한 건 KT다. 그동안 이어진 수차례의 대면 협의 내용을 반영한 최종본이었다. 이후 강백호와 한화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균형추가 흔들렸다. ‘쇼케이스’ 차원에서 공들여 준비했던 미국행 일정을 취소했을 정도다. 강백호는 19일 늦은 밤 KT 측에 “잔류는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구단 관계자는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조건을 수차례 제시했고, 진정성을 담아 마지막까지 협상에 참여했다”며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KT가 건넨 조건 중 총액의 경우 한화의 제안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 야구계 인사는 “100억원대 계약이라는 상징적 액수 성사 여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도중 글로벌 에이전시와 계약한 강백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였다. KT도 선수의 도전 의지를 존중하는 기조였지만, 잔류에 열과 성을 다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강백호와 3~4차례 직접 만나 의견을 조율했고, 전화 통화는 셀 수 없이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T 측이 느끼기로는, 선수의 입장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선수의 관심이 미국보다 국내 잔류 쪽으로 기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래서 출국 전,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규모의 최종안을 다시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할 만큼 했다”는 것이 KT의 입장이기도 하다.

강백호는 2018년 데뷔 이후 통산 타율 0.303(3327타수 1009안타), 136홈런을 기록한 정상급 타자다. 1999년생의 젊은 나이에도 마법사 군단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우승(2021년)과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2회(2020, 2021년) 등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부상 여파로 잠시 주춤한 시기도 있었지만, 방망이 기량만큼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입장에선 뼈아픈 공백이 될 전망이다. 간판타자가 떠난 만큼 전력 재구성이 불가피하다. 강백호가 있을 때도 방망이는 늘 걱정거리였다. KT가 올 시즌 작성한 팀 OPS(출루율+장타율) 0.706보다 적은 팀은 키움(0.671)뿐이다. 2021년부터 직전 5시즌을 놓고 봐도 OPS 상위 5개 구단에 든 건 2023년(5위·0.709) 한 차례다.

외부 영입을 두곤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단 포수 자원부터 보강했다. 20일 오후 한승택(KIA)과 4년 최대 10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총 6억원·옵션 2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추가적으로 방점을 찍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베테랑 외야수 박해민과 김현수(이상 LG) 등을 향한 관심이 물밑에서 이어지고 있다.

구단 관계자도 고개를 끄덕인 대목이다. “멈춰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도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며 “팬들의 우려가 크지 않도록 끊임없이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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