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사자의 발톱이 더 날카로워진다. 프로야구 삼성의 움직임이 기민하다. 베테랑 최형우와의 자유계약(FA)이 가까워졌다. 삼성은 시장이 열리자마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며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간 바 있다. 적지 않은 규모에 원소속 구단에 건네야하는 보상금 15억원까지, 총액 기준 50억원 가까이 되는 액수지만 그것마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였다. 한 야구 관계자는 “전체적인 시장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다.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 의지를 보여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꼭 10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간다. 전주고 출신의 최형우는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4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방출됐으나 2007년 경찰야구단에서 퓨처스(2군)리그 타격 7관광에 오르며 스스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008년 재입단했다.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복귀 첫 해 신인상을 거머쥐는 한편, 삼성이 4년 연속(2011~2014년) 통합우승을 빚는 데 일조했다. 2016년 말 KIA와 계약하며 리그 최초로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1983년 12월생이다. 리그 타자 최고령 기록 경신을 예약했다. 그럼에도 삼성이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최형우가 가지고 있는 생산력이다. 올해까지 1군 통산 2314경기서 타율 0.310(8346타수 2586안타) 419홈런 1737타점 1365득점 등을 신고했다. 내구성도 뛰어나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2008년부터 18년간 세 자릿수 경기 출전을 이어왔다. 최근 2년 연속 20홈런(22홈런-24홈런) 고지를 밟는 등 파워도 엿보인다.
최형우가 가세하면, 타선은 더욱 묵직해질 전망이다. 삼성의 색깔 중 하나는 화끈한 장타다. 2년 연속 팀 홈런 1위에 빛난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삼성 라이온즈파크) 이점을 살려, 파워 히터들을 대거 육성해왔다.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홈런은 상대 배터리를 압박하기에 충분하다. 올해도 여섯 명의 타자들이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최형우와도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2016년 문이 열린 후 이곳에서 31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은 2026시즌 ‘왕좌’를 노린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으며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특히 올해는 PS에서만 11경기나 치르며 체력적 한계를 느꼈다. 좀 더 높은 곳에서 가을을 시작하고픈 맘이 크다. 삼성은 앞서 50홈런-158타점의 주인공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하며 물음표를 하나씩 지워가는 중이다. 구자욱, 김영웅 등이 굳건한 가운데 최형우까지 가세한다면 그 어떤 구단보다 무시무시한 중심타선을 가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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