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한 출발이다. 프로야구 KT의 새 일원이 된 포수 한승택이 처음 팬들 앞에 섰다. 29일 경기도 수원 컨벤션센터서 열린 ‘2025 kt wiz 팬 페스티벌’에 참석한 그는 마이크를 잡고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더 많이 뛰겠다”고 첫인사를 아로새겼다.
KT는 지난 20일 한승택과 4년 최대 10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6억원·인센티브 2억원)에 자유계약(FA) 계약을 체결했다. 잠전초-잠신중-덕수고를 거친 그는 2013년 한화의 3라운드 23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
이듬해 경찰야구단에 입대한 가운데 당시 KIA 소속 외야수 이용규(현 키움)의 FA 보상선수로 낙점, 팀을 옮겼다. 이후 KIA에서만 줄곧 뛰었고, 통산 628경기 타율 0.208(1132타수 235안타) 19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다.
협상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KT의 손을 망설임 없이 붙잡았다. 한승택은 “KT에서 가장 먼저 오퍼를 주셨고, 또 유일했다. 백업 역할만 맡았던 내게 손을 내밀어주셔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4년 뒤에 한 번 더 잘해서 FA 다시 제대로 해보라는 응원을 받았는데, 그 말씀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고 전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이적이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커리어 통틀어 백업 포수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타격보단 수비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평가다. 통산 도루 저지율의 경우 0.260(84/323)에 달한다. 최근엔 1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수 본인도 “최근 1군 시합을 많이 못 나가면서 아쉬움이 컸고, 많이 뛰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전했다. 2024, 2025년 1군 출전이 각각 19, 12경기에 그쳤다. 다만 포수로 500이닝 이상씩 소화했던 2019~2021년 3시즌으로 좁히면 0.258(46/178)의 도루 저지율로 안정적인 수치를 뽐냈다.
나아가 취약한 팀의 포수 경쟁 구도에 불을 붙이고자 위함도 있다. KT는 2024년(142개)부터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도루를 허용하고 있다. 올해는 128개나 내줬다. 특히 2025시즌은 1군 도루 저지율이 0.200(32/160)에 불과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한승택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좋은 도루 저지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군 경험이 풍부한 포수다. 즉시전력감으로 포수진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한승택은 외부에서 바라본 KT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시합하면서 밖에서 봤을 때 분위기가 되게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포수 입장에선 타석 말고 수비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수원에 오면 뭔가 일이 생기고 힘든 경기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 강팀이라고 느꼈다”고 미소 지었다.
KT 투수진과의 호흡 준비에 대해서는 “동료들의 성격이나 성향을 먼저 파악하려고 한다. 캠프에서 공의 힘이나 유형을 보면서 직접 다가가 친해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그다음”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포수 장성우의 FA 잔류가 점쳐진다. 다가오는 2026시즌 역시 장성우가 주전 마스크를 쓰되 기존 조대현, 강현우 등 백업층에 새롭게 합류한 한승택이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함께 안방을 이끌 베테랑 장성우를 향해선 “볼배합을 정말 잘하는 포수다. 경험도 많은 (장)성우 형에게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승택은 끝으로 “주전 경쟁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가장 우선적으로 우승을 해보고 싶다”며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최)원준이도 오고, (김)현수 형도 오고, (한)승혁이도 오면서 팀이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