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선경 기자] ‘치맥의 명가’ 교촌치킨이 밤의 영역을 넘어 낮의 식탁을 공략한다. 교촌에프앤비㈜는 34년의 소스 노하우를 집약한 파일럿 브랜드 ‘소싯(SAUCIT)’을 공개하며, 점심시간대 델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브랜드명 ‘소싯’은 소스(Sauce)와 먹다(Eat)를 결합한 조어이자, “교촌이 만들면 소스부터 다르다(It’s KYOCHON Difference)”는 자신감을 담았다. 저녁 회식이나 야식 메뉴로 고착화된 치킨의 한계를 넘어, ‘낮에도 즐기는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 “소스가 곧 인테리어”…오렌지빛 곡선의 미학
매장에 들어서면 교촌의 아이덴티티가 시각적으로 펼쳐진다. 간장, 허니, 레드 등 교촌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소스의 색감을 추출해 만든 진한 오렌지빛 컬러가 공간을 채운다. 딱딱한 직선 대신 소스가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질감을 살린 곡선형 가구와 천장 구조물은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임영환 교촌에프앤비 전략스토어사업본부장은 “소스 고유의 물성과 질감을 인테리어에 녹여내, 공간 그 자체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소싯의 핵심 경쟁력은 단연 ‘소스’다. △쌈장 디핑 △고추장 크림 △청양고추치미추리 등 한국적 식재료를 재해석한 7가지 ‘딥앤딥(Dip&Dip)’ 소스는 골라 먹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메인 메뉴인 버거, 샌드위치, 보울 등에 시즈닝과 소스를 조합하면 이론상 56가지 이상의 맛을 구현할 수 있다. 매번 방문해도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 가성비와 건강, 두 마리 토끼 잡은 ‘데일리 밀’
메뉴 구성은 철저히 ‘점심 니즈’에 맞췄다. 치킨 패티 본연의 맛을 살린 버거 3종과 샌드위치 2종은 든든한 포만감을, 파로·귀리·현미 등 슈퍼 푸드 곡물을 활용한 보울 4종은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직장인들을 겨냥했다. 가격대 역시 1만 원 안팎으로 책정해 ‘데일리 치킨 밀(Daily Chicken Meal)’로서의 접근성을 높였다.
매장 한 켠에 설치된 ‘소스 자판기’는 소싯만의 유쾌한 놀이 요소다. 3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전용 코인을 제공, 자판기에서 7가지 소스 중 하나를 랜덤으로 뽑을 수 있게 했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놀이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소싯은 교촌의 34년 소스 DNA를 ‘한 끼 식사’로 풀어낸 첫 번째 실험”이라며 “이번 파일럿 매장을 통해 축적된 고객 데이터로 메뉴와 서비스를 고도화해, 향후 K-소스의 경험을 확장하는 전초기지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terna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