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40억, 세금 500만원 더 내라"…100년 된 집에서 사는 노인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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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40억, 세금 500만원 더 내라"…100년 된 집에서 사는 노인 '화들짝'

영국 정부가 고가 주택에 이른바 '저택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런던 부촌이 술렁이고 있다. 연합뉴스는 30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예산안에는 오는 2028년 4월부터 200만파운드(약 38억 9000만원) 이상 가치가 있는 잉글랜드 부동산에 대해 추가 지방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기존 지방세에 더해지는 해당 세금은 4개 구간별로 나뉜다. 2026년 기준으로 가장 낮은 200만∼250만파운드(약 38억 9000만∼48억 6000만원) 부동산에는 연간 2500파운드(약 490만원), 가장 높은 500만파운드(97억 3000만원) 이상 부동산에는 연간 7500파운드(약 1460만원)가 더 붙는다. 이는 기존 지방세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맞춰 매년 올라간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브래드쇼 아드바이저리'에 따르면 200만파운드 이상 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런던 시내 한복판 금융·정치 중심지인 시티 오브 런던·웨스트민스터(29%)와 전통적인 부촌인 런던 켄싱턴·베이워터(27%), 런던 첼시·풀럼 지역(16%) 순이다. 이들 지역이 이번 추가 세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비율이 가장 높은 10곳 가운데 9곳이 집권 노동당 의원의 지역구로 알려졌으며, 키어 스타머 총리의 지역구인 런던 홀본·세인트판크라스(10%)는 5위를 차지했다.


이번 세제 개편은 집을 오랫동안 소유하고 거주해 온 고령층 사이에서 불만이 크다. 켄싱턴에서 수십 년째 방 2개짜리 집에 사는 은퇴한 변호사 필리파 씨는 "추가 세금이 부과되면 낼 수야 있겠지만 부담은 아주 클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200만 파운드짜리 집 주인인 닉 밀러 씨는 "(저택세는) 웃긴 일"이라며 "우리 집은 1930년대에 지어졌고 저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미 발표된 사립학교 학비에 대한 20% 부가가치세(VAT) 도입, 자본소득세와 배당소득세 증세 등에 더해 또 하나의 부자 증세"라며 "런던 등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보수당의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은 "(노동당과 레이철 리브스 현 재무장관이) 똑같은 사람들을 또 때리려고 한다"며 "남동부에 집중적으로 세금을 부과해 그 혜택은 전국에 나눠주려는 정책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추가 지방세 세수는 다음 총선이 예정된 2029∼2030회계연도까지 4억파운드(약 7800억원)로 예상된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책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매매가가 200만, 250만, 350만, 500만 등 각 과세 구간 기준선 바로 아래로 조정되고, 시장 둔화로 인지세 등 다른 연관 세수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필립 인먼 가디언 선임 경제위원은 29일 "부동산 가치 평가를 비롯한 세제가 수십 년 묵어 개편이 필요했는데도 노동당, 보수당을 가리지 않고 전임 정부들이 표심을 이유로 개혁에 나서지 못했다"며 "(이번 조치는) 작지만 용감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리를 잡으면 이 같은 프레임워크는 미래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향후 추가 개편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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