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례적 열대성 폭풍의 영향으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가 인도네시아·태국·스리랑카 등 동남아 3개국을 덮치면서 총사망자 수가 1000명에 육박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은 최근 폭우가 내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지역 3개 주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이날까지 442명이 숨지고 40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64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00년 만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태국 남부에도 홍수가 발생해 8개 주에서 170명이 숨졌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가까운 남부 송클라주에서만 131명이 사망했다. 남아시아 국가인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도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이날 오후 6시 기준 334명이 숨지고 최소 370명이 실종됐다고 신화통신이 스리랑카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아감에 있는 살라레 아이아 마을에서는 매몰된 주택에서 시신이 수습될 때마다 유가족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도로와 다리가 끊긴 아체주에서는 복구 작업에 필요한 중장비를 투입하지 못해 구조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통신은 군인과 경찰관들이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삽이나 곡괭이로 잔해를 파헤쳤다고 보도했다.
식량난에 처한 수마트라섬 일부 주민은 음식과 물을 훔치기 위해 상점에 침입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일부 피해 지역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수도 자카르타에서 군함을 파견했다. 수하리안토 국가재난관리청장은 "많은 시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해가 막심한 각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태국 정부는 아누틴 찬위라 총리 이름으로 송클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스리랑카 당국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이웃국인 인도가 가장 먼저 헬기 2대를 비롯해 구조대원 22명과 구호 물품 등을 지원했다.
CNN은 "기상학자들은 이번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한 이상 기후 현상이 필리핀을 지나 베트남으로 향하는 태풍 '코토'와 믈라카 해협의 사이클론 '세니야'가 상호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짚었다.
BBC는 "개별 기후 현상을 기후 변화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려우나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폭풍 발생 빈도·강도를 높여 강수량 증가와 갑작스러운 홍수, 돌풍 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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