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정부와 통계 기관은 한국 고령인구 비율이 2030년대 중반에는 30%, 2050년 전후에는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구 절반 가까이가 65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금융, 주거, 돌봄, 인간관계 등에 대한 대안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일본 이바라키대를 졸업하고 일본계 기업에서 11년 이상 근무하며 일본의 제도, 문화, 산업 구조를 경험한 저자는 국내 증권사에서 일본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부동산 시장과 시니어 산업, 초고령사회에서 나타나는 정책 및 제도 변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나미선/매일경제신문사/2만1000원 저자는 한국보다 먼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이 ‘건강’과 ‘경제(돈)’, ‘고독(외로움)’이라는 노후를 두렵게 하는 3대 불안을 어떻게 산업과 정책, 서비스로 전환했는지 깊이 있게 탐색한다. 그에게 시니어케어는 단순한 복지나 돌봄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건강을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존엄을 지키는 권리’로 바라봤고, 그 결과 일본 시니어케어 산업을 혁신으로 이끌었다. 시니어 금융 문해력 교육, 시니어 자산관리 플랫폼, 지역 기반 일자리, 장수 리스크 대응 금융상품 등을 통해 70대를 넘어 80대까지 ‘일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의 경제적 자립성을 회복시켰다. 고독에 대해선 ‘사회적 위기’로 규정하고 지역 커뮤니티, 시니어 카페, 소규모 교류 동간 등을 통해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했다.
저자는 복지 모델을 넘어서 시니어를 ‘새로운 고객’으로 바라보는 이러한 일본의 시선을 통해 돌봄, 연금, 주거, 커뮤니티의 변화들을 현장 사례로 생생하게 풀어낸다.
구체적으로 1장에서는 일본의 통계와 사례를 바탕으로 건강·경제·고독이 어떻게 노년기의 핵심 불안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보여준다. 2장부터 4장까지는 불안을 기회로 바꾼 일본의 해법을 다룬다. 정부 정책과 지자체의 실험, 기업의 혁신, 지역사회의 협력, 개인의 자조적 실천까지 일본이 축적해 온 다양한 해결 전략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5장에서는 80세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돌봄·요양 단계부터 종활(죽음을 준비하는 활동) 문화까지 생애 마지막 여정을 존엄하게 준비하기 위한 실질적 방법을 제시한다. 6장에서는 단순한 생계형 창업이 아닌 초고령사회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열리는 새로운 시장과 창업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저자는 “노후 불안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며 “일본이라는 선행 사례를 통해 우리는 다가올 현실을 미리 확인하고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