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서 봄 배구 기대주로’ OK저축은행의 유일한 고민… 2% 부족한 외인 카드, 어떻게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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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봄 배구 기대주로’ OK저축은행의 유일한 고민… 2% 부족한 외인 카드, 어떻게 해결할까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왼쪽)과 디미트로프가 경기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상위권 도약을 위한 ‘킥’이 필요한 때다.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올 시즌 페이스는 기대 이상이다. 권토중래라는 사자성어가 딱 어울린다. 7년 만의 꼴찌 굴욕을 맛봤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새롭게 선임된 ‘봄배구 전도사’ 신영철 감독과 함께 단숨에 포스트시즌을 겨냥할 수 있는 컨텐더 팀으로 변모했다.

21일 기준 8승8패로 승점 23을 모은 4위다. KB손해보험, 한국전력 등 굵직한 맞수들이 얽히는 중위권 싸움의 한복판이다. 리그 반환점인 3라운드 말미를 향해 가는 지금, 봄배구 희망을 키울 상위권 도약이 절실한 시점이다.

찝찝한 뒷맛이 마음에 걸린다. 바로 외국인 선수 디미트로프(불가리아)다. 지난 5월 외인 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다. 신 감독이 프랑스 무대에서 직접 관찰한 끝에 영입 후보군에 올렸지만, 뚜껑을 연 결과물이 시원치 않다. 공격성공률이 44.26%로 리그 톱10에도 오르지 못한다. 346득점(리그 5위)이라는 높은 수치에는, 낮은 효율에도 해결사 역할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 담긴다.

신 감독도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디미트로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건 맞다. 고민이 많다. 여기까지 온 건 국내 선수들이 잘 버텨준 덕”이라며 “외인까지 풀렸다면 2~3경기는 더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OK저축은행 디미트로프가 경기 도중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배구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 내부에서 교체 시나리오를 그렸던 건 맞다. 한 차례 검토를 거쳤지만, 일단 현상유지를 택했다. 신 감독은 “어느 팀이든, 어느 감독이든 시즌이 잘 안 풀리면 교체를 생각해보는 건 당연하다”며 고민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별다른 액션이 없던 이유는 단순했다.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트라이아웃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외인 교체는 직전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선수들로 제한된다. 사령탑은 “후보군을 따져봤지만, 적절한 선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또 시즌이 한창이기에 선수들도 각자의 자리가 있다. 돈과 여러 행정 절차도 감안해야 한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교체가 필요할지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귀띔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은 시즌 전 아시아쿼터 영입 단계에서도 원래 낙점했던 젤베를 메디컬 이슈 때문에 떠나보냈다”며 “대신 영입된 오데이가 나름 잘해주고 있지만, 기량 자체가 높은 선수는 아니다. 이 와중에 디미트로프 고민까지 이어진다. 만약 좋은 외인 라인업까지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곳을 바라봤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신 감독은 “일단은 외인-아시아쿼터 모두 유지하면서 갈 생각이다. 디미트로프가 조금 내성적이면서도 고집이 있는 성격이지만, 점차 팀과 맞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성장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다”는 긍정적인 전망으로 힘을 내본다. 다만 “혹시나 (교체) 기회가 오면 그때 노력해볼 생각이다. 구단과도 조율이 돼야 하는 문제다.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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