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패배 이후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해답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이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의 내리막이 심상치 않다. 지난 26일 한국도로공사전 셧아웃 패배와 함께 9연패가 작성됐다. 지난달 18일 현대건설전 3-1 승리를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승전보를 적지 못했다.
오는 30일 광주 GS칼텍스전에서 패한다면, 2023~2024시즌 23연패, 2022~2023시즌과 2021~2022시즌 1에 남긴 두 번의 17연패를 잇는 3번째 두 자릿수 연패를 마주해야 한다.
어느새 3라운드 전패 위기와 함께 모아둔 건 6승11패, 승점 17이 전부다. 최하위 정관장(5승12패·승점15)과의 격차는 단 승점 2, 이제 꼴찌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지긋지긋한 꼬리표다. 페퍼저축은행은 여자부 7구단으로 희망찬 발걸음을 옮긴 2021~2022시즌부터 직전 시즌까지 모두 최하위 수모를 겪었다. 4시즌 연속 꼴찌는 여자부 최초다. 첫 시즌 기록한 역대 여자부 최저 승률 0.097(3승28패)을 시작으로 숱한 불명예가 쌓였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오른쪽)이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다른 시나리오를 꿈꾼 올해였다. 지난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장소연 감독의 지도 아래 창단 첫 두 자릿수 승수(11승25패)를 올리는 등 유의미한 반등 계기를 마련해뒀기 때문이다. 그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던 페퍼저축은행은 직전 시장에서도 잔뼈가 굵은 아웃사이드히터 고예림을 품기까지 했다.
여러모로 쌓아올린 장작들이 올 시즌 폭발하기만을 바랐던 시즌, 실제로 1라운드는 4승2패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중앙에 합류한 특급 아시아쿼터 시마무라가 깜짝 스타로 발돋움하며 공수에서 두루 빛났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두드러지는 리시브 난조와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발목을 잡았다. 팀 리시브효율 24.51%로 전체 6위에 그치면서 코트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시마무라로 향하는 패턴이 읽히면서 외인 에이스 조이의 공격 부담만 가중된 상황,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리베로 한다혜가 37.96%로 홀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아웃사이드 히터진의 지원이 아쉽다. 박은서(25.44%)만이 20%대이고 이한비(19.77%), 박정아(15.35%) 등의 수치가 초라하다. 상대팀의 목적타 서브에 고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내내 반복되고 있지만, 알고도 대책을 세울 수 없는 터널에 빠지고 말았다.
사진=KOV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