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내주며 통합우승 5연패가 좌절됐던 대한항공. 올 시즌 독주 체제를 갖추며 다시금 패권을 찾아올 것으로 보였던 대한항공이 큰 악재를 만났다. 토종 에이스 정지석이 부상 여파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대한항공 구단에 따르면 정지석은 팀 훈련 중 오른쪽 발목을 다쳐 병원 검진을 앞두고 있다. 정지석은 팀 훈련 중 오른쪽 발목을 다쳐 병원의 검진을 앞두고 있다. 발목 인대가 파열돼 8주 정도 재활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팀 의료진의 판단이지만,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3년 후배인 허수봉(현대캐피탈)에게 토종 NO.1 자리를 내준 정지석은 올 시즌 그 자리를 다시 빼앗아오는 듯 했다. 25일 KB손해보험전 결장 전까지 15경기에서 252점(경기당 평균 16.8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전체 10위, 토종 2위(1위는 허수봉 258점)에 올랐다. 공격 종합은 55.84%로 팀 동료 카일 러셀(55.56%)을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KB손해보험전 이전까진 2위였지만, 러셀이 25일 KB손해보험전에서 45.83%를 기록하며 시즌 공격 성공률이 다소 떨어지면서 정지석이 1위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이 올 시즌 초반 10연승을 달리며 독주 체제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코트 위 사령관 한선수의 부활도 있지만, 한선수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뒤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공수에서 존재감이 커진 정지석의 역할도 컸다. 그러나 정지석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대한항공의 전력에도 큰 차질이 생기게 됐다. 정지석이 부상으로 빠진 25일 KB손해보험전에서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올 시즌 3패째를 당했다.
헤난 달 조토(브라질) 감독은 정지석이 빠진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는 임재영, 김선호로 메웠다. 임재영은 3세트까지 뛰며 공격 성공률 55.56%로 11점을 올리긴 했지만, 리시브 효율이 14.29%에 그쳤다. 리시브 보강을 위해 4세트부턴 리시브에 강점이 있는 단신 아웃사이드 히터 김선호를 선발 출장시켰지만, 김선호의 리시브 효율도 25%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25일 기준 승점 37(13승3패)로 2위 현대캐피탈(승점 32, 10승6패), 3위 KB손해보험(승점 31, 10승8패)에 앞서 있다. 정지석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 독주 체제는 허물어지고 3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헤난 감독은 정지석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워낼 수 있을까. 올 시즌 남자부 순위싸움의 최대 변수가 생겼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