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구성하는 수많은 원소 중에서 인류의 기원, 문명 그리고 미래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탄소일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작은 원소는 별의 심장에서 태어나 생명의 토대를 이루고 인간의 문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금은 지구 환경의 위기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저자는 ‘탄소’라는 원소를 통해 우주의 시작부터 생명의 탄생, 문명의 발전, 인류가 마주한 기후 위기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흐름을 추적한다. 과학 지식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천문학, 지질학, 생물학, 역사, 철학을 넘나들며 통합적이고 서사적인 관점에서 탄소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서형/ 믹스커피/ 2만원 책은 7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별의 탄생, 생명의 기원에 대해 살펴본다. 핵융합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우주에 탄소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등을 설명한다. 특히 관련 사진을 다양하게 수록해 독자의 이해를 돋는다. 2장에서는 우리 은하의 탄생, 태양계 행성, 카이퍼 벨트(해왕성 바깥의 황도면 부근에 얼음과 암석으로 된 작은 천체들이 도넛 모양으로 밀집한 영역)와 오르트 구름(태양계를 둘러싸는 가설상의 천체 집단)의 비밀 등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생명체 탄생의 골디락스 조건(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상태)을 다룬다. 여러 신화에 담긴 탄소의 흔적, 심해 열수구와 관련된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4장에서는 ‘시간의 기록자’로서 탄소를 다룬다. 5장에서는 소빙기 시대에 탄소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탄소의 빈곤이 인류에게 어떤 위기를 초래했는지 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일상적 자원으로만 그쳤던 탄소가 기계 동력의 중심이 되는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면서 우리에게 미친 영향도 살펴본다. 6장과 7장에서는 탄소중립 시대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로 기후 위기를 극복해야 하고,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 다룬다.
저자는 “단순한 과학서로만 그치지 않고 자연과 인간, 과거와 미래를 연결 짓는 사유의 통로가 되기를 바란다”며 “탄소라는 작은 원소 속에 담긴 거대한 우주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