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물가에 사람도 귀찮다"…송년회 대신 '조용한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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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물가에 사람도 귀찮다"…송년회 대신 '조용한 연말'

직장인 백종현씨(28)는 올해 조용한 연말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백씨는 "휴일이 목요일이라 다음날 출근해야 해 놀러 가기도 애매하고, 비행기값과 숙박비도 비싸 여행은 엄두가 안 난다"며 "집에서 가족들과 따뜻한 스튜를 먹으며 소소하게 한 해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최윤지씨(25)도 이번 연말은 본가에서 지낼 계획이다. 최씨는 "특별한 이벤트를 하기보다 평상시처럼 휴식하며 재정비할 것"이라며 "추운데 나가기도 귀찮아 케이크나 먹으며 밀린 영화를 보는 '홈캉스'가 최고"라고 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떠들썩한 송년회 대신 '조용한 연말'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직장 회식이나 단체 모임에 참석하는 대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 모양새다.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진 데다 고물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까지 겹친 탓이다.


27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직장인 남녀 1000명에게 올해 연말 계획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약 50%가 '집에서 휴식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직장 내 회식이나 송년회에 참석한다고 답한 비율은 20~30%에 그쳤다. 응답자의 60%는 '물가 상승 등으로 연말 모임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형식적인 대규모 모임보다는 '깊이 있는 관계'에 집중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소수의 지인과 파티룸을 빌리거나 홈파티로 오붓하게 기념하는 식이다. 직장인 이민지씨(26)는 "파티룸을 빌려 친구 3명과 작은 파티를 열기로 했다"며 "포근한 겨울을 보내자는 의미로 '폭닥폭닥 니트'를 드레스코드로 정했다.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배달시켜 편안하게 연말 기분을 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겪으며 대규모 모임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고, 어색한 분위기를 기피하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화되면서 연말 모임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경기 침체로 개인이 쓸 수 있는 여윳돈이 줄어들면서 비용이 드는 외부 모임 대신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합리적 선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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