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구교환이 말하는 해피엔딩의 다른 얼굴 [SS인터뷰]

글자 크기
‘만약에 우리’ 구교환이 말하는 해피엔딩의 다른 얼굴 [SS인터뷰]
영화 ‘만약에 우리’ 구교환 인터뷰. 사진| 쇼박스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잘 이별하는 것도 해피엔딩이 될 수 있죠.”

배우 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영화 ‘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 분)와 정원(문가영 분)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각자의 기억 속에 남은 사랑의 흔적을 다시 마주하는 현실 공감 로맨스다.

한때는 전부였지만 이제는 각자의 삶 속으로 흘러간 관계, 그 잔상을 조심스럽게 꺼내 드는 이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 지나온 사랑, 혹은 아직 정리하지 못한 마음을 건드린다. 그래서 은호를 연기한 구교환은 이 작품을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라고 표현했다.

영화 ‘만약에 우리’. 사진| 쇼박스
이는 개봉 이후에도 관객의 해석과 감정이 더해지며 영화가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구교환은 관객과의 만남이야말로 영화의 ‘진짜 완성’이라고 설명했다.

“관객분들의 리뷰를 보기 시작했는데, 각자의 세계 안에서 은호와 정원을 새롭게 만들어 주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이 영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구교환이 관객 반응에서 가장 크게 느낀 지점은 ‘사랑’이라는 감정 그 자체였다. 구교환은 “사랑은 누구나 알고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인지 관객분들의 소감도 정말 다양하다”며 “이 영화는 ‘본다’기보다는 ‘체험한다’는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구교환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떠올린 키워드가 ‘사랑’이 아니라 ‘이별’이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비극이 아닌, ‘잘 이별하는 이야기’라는 인상이 강했다. 구교환은 이 영화가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에만 머무르지 않는 작품이기 때문에, “잘 이별하는 것도 해피엔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고 물었을 때, 저는 ‘미션 성공!’이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어요. 각자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서로를 부정하지 않는 결말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영화 ‘만약에 우리’. 사진| 쇼박스
앞서 구교환은 영화 ‘길복순’, ‘탈주’,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등을 통해 액션과 스릴러 장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이어 오랜만에 로맨스 장르에 복귀하며 “제가 바로 ‘원조 멜로 장인’”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은호는 제가 잘 아는 감정의 결을 가진 인물이에요. 지금도 누군가는 사랑하고 있고, 누군가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잖아요. 그걸 진심으로 연기하면 관객에게 체감으로 전달될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그는 ‘만약에 우리’를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청춘 영화’로 규정했다. 사랑 이야기이자 동시에 꿈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구교환은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뭔가를 계속 만들고 도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청춘 영화’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 ‘만약에 우리’ 구교환 인터뷰. 사진| 쇼박스
영화 속 은호는 상업성보다 철학을 중시하는 게임 디렉터를 꿈꾼다. 연기와 함께 연출을 병행하고 있는 창작자로서의 태도에서 구교환은 은호와 닮은 지점을 느꼈다.

“저도 만들어지지 못한 시나리오들이 정말 많아요.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만드는 과정이 은호와 닮아 있다고 느꼈어요. 결국 자기 인장을 놓치지 않고 완성해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이와 함께 구교환은 “연출을 하고 나니까 오히려 더 배우가 하고 싶어졌어요. 연기를 마치면 또 연기하고 싶고, 동시에 또 연출하고 싶어져요. 중요한 건 계속 재미를 잃지 않는 거예요”라고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