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 새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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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 새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그로, 아다지오, 포르테… 음악 용어 상당수는 이탈리아어입니다. 이탈리아 음악가들이 세계로 음악을 퍼뜨린 역사와 연결되지요. 저는 그 거대한 전통의 후예 중 한 사람이라는 점을 자부심으로 생각합니다.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8대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로베르토 아바도가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여러 음악가를 배출하며 이탈리아 음악 전통을 이어온 아바도 가문 출신인 그는 “지난해 3월 국립심포니와 함께 베르디의 ‘레퀴엠’을 연주한 뒤 음악감독 제안을 받았고 기쁘게 수락했다”고 밝혔다.

로베르토 아바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신임 음악감독이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취임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모국 이탈리아가 클래식 음악사에 남긴 유산과 최근 존재감이 커진 한국에 대한 애정을 함께 드러냈다. “유럽에서는 몇 년 전부터 ‘한국 열병’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이 예술 분야에서 만들어내는 것들에 대한 흥분이 크다”며 “영화, K-팝, 패션, 미식은 물론이고 클래식 음악에서도 한국 작곡가·솔리스트·가수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50년 가까이 지휘자로 일하며 전 세계 오케스트라에서 한국 음악가들을 늘 만나 왔습니다. 현대음악에도 많은 시간을 바쳐 왔고, 한국 작곡가들의 음악 역시 그 연장선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현대음악 관련 작업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제가 여기 온 이유 중 하나입니다. ”

삼촌인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자신을 비교해 달라는 물음에는 “그는 정말 기적 같은 비범한 지휘자”라며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아바도 가문의 음악사에 대해서는 1930년대 조부가 이탈리아 최초로 바로크 음악 전문 현악단을 만들었고, 그 앙상블에 부친과 클라우디오 아바도도 참여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태도가 교향악과 오페라로까지 확장된 것이 아바도 가문의 전통이라고 설명했다.

로베르토 아바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신임 음악감독이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취임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베르토 아바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신임 음악감독이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취임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신년·취임 연주회에 대해 그는 “가벼운 레퍼토리만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방식은 원치 않았다”며 “첫 곡으로 레스피기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를, 이어서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의 발레 음악 ‘사계’를 선택했다. 마지막은 로시니의 서곡 ‘윌리엄 텔’이 지닌 압도적인 피날레로 마무리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가족 교육을 통해 ‘겸손’을 배웠다며 자신에 대해 말하는 일이 어렵다고도 털어놨다. 음악관으로는 유연성과 ‘호흡’을 특히 강조했다.

“‘듣기’는 음악만의 특성이면서 동시에 인류 전체에 중요한 가치입니다. 서로를 듣는 것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또한 유연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음악뿐 아니라 삶에서도 지나친 경직은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놓치게 만듭니다. 가장 좋은 상태는, 음악이든 생명이든 ‘숨 쉬게’ 만들 때입니다. ”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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