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11월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 중인 선수단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건네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이판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3월의 도쿄·마이애미에 울려 퍼질 환호를 다짐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사이판으로 출국한다. 총 30명의 선수가 소집된다. 지난해 12월3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했던 국내 선수 29인 중 송성문의 1차 캠프 합류가 일단 불발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적으로 WBC 참가 여부를 고민하고 있고, 최종 명단 합류 가능성은 아직 열어둔 상태다. 대신 미국에서 활약하는 김혜성과 고우석이 지난 6일 사이판 합류를 알리면서 1차 캠프 최종 명단이 완성됐다.
3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올 제6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통상적인 대회보다 이르게 선수들을 소집했다. KBO가 타 대회와 달리 시즌 전 개최되는 WBC 특성을 고려해, 선수단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결정한 결과다.
류지현호는 사이판에서 오는 21일까지 구슬땀을 흘린다. 무려 17명을 불러모은 투수진 워밍업에 초점을 맞춘다. 2개월 남짓의 충분한 시간을 통해 투구 단계를 끌어 올리는 출발점이다. 깜짝 합류한 고우석의 최종 발탁 여부를 고민할 컨디션 체크도 관전포인트다. 비시즌을 뒤로 한 야수들도 다시 방망이를 잡아 잠자던 타격감을 깨운다.
고우석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출국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귀국 후, 1월 말 시작되는 각 소속팀 스프링캠프 일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한다. 이때 류지현 감독은 대회에 나설 최종 30인을 고민하고, 2월3일까지 WBC 조직위원회에 명단을 제출한다. 최종 선발 선수단은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에 소집돼 28일까지 2차 캠프를 실시한다. 이곳에서는 본격적인 전술 훈련과 연습경기 등 실전 훈련을 거치며 경기 감각과 조직력을 끌어올리게 된다.
대표팀의 첫 목표는 1라운드(조별리그) 통과다.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 이후 이어진 3번의 대회(2013·2017·2023년)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 수모를 겪었기 때문이다. 1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를 넘어, 8강 토너먼트가 열릴 미국 마이애미를 1차 목적지로 설정했다.
‘로드 투 마이애미’의 진정한 시작이 될 한국의 WBC 본선 첫 경기는 3월5일 도쿄돔에서 열린다. 함께 C조에 속한 체코와 첫 단추를 채운다. 이어 7일부터 9일까지 3연전이 이어진다.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 조 2위를 두고 다툴 확률이 높은 대만, 지난 대회 설욕의 상대인 호주를 차례로 마주한다.
조별리그를 1위 혹은 2위로 통과하면,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로 날아가 D조 경쟁을 뚫은 국가 중 하나와 8강 단판 승부를 벌인다. D조에는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니카라과가 포진했다. 메이저리거들이 다수 포함될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공화국이 유력한 8강 진출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명예 회복을 가슴에 새긴 태극전사들의 발걸음은 시작됐다. 도쿄가 종착지가 아닌 경유지이길 바라는 팬들도 함께 한국야구의 봄을 기다릴 일만 남았다.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단이 지난해 11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대비 평가전에 소집돼 몸을 풀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