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13·14일 나라현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한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나라를 방문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내 다카이 총리도 따뜻하게 맞이하고자 나라에서 회담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기하라 장관은 이어 “일·한(한·일) 관계나 미국을 포함한 3자 협력의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며 “양 정부는 일·한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상들이 상호 왕래하는 ‘셔틀 외교’의 실시를 포함,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그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아직 예단을 갖고 답할 수 없지만 정상 간에 솔직한 대화를 주고받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정부 간 협력이나 양국 관계의 진전을 향한 방향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제와 관련해서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지역 및 국제 현안을 비롯해 경제·사회·문화 등 민생에 직결된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이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조세이 해저탄광 유해 발굴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조세이 탄광은 1942년 수몰 사고가 발생해 조선인 136명 등이 숨진 곳이다.
지난해 일본 시민단체 주도로 이뤄진 잠수부들의 발굴 작업을 통해 원형이 완벽하게 보존된 두개골 등이 발견됐지만, 유전자 감식과 신원 확인 등 작업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위 실장은 “이번 회담으로 조세이 탄광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를 만나는 것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일본을 택해 지난해 8월 이시바 시게루 당시 총리와 도쿄에서 회담했고, 이시바 총리도 지난해 9월 부산을 찾아 양국 간 셔틀외교가 재개된 바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