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스모토 야스히로
일요일 밤, 엄마는 여느 때처럼
성경을 손에 들고 텔레비전 앞에 앉아
하느님이 머릿속을 어루만져주시길 기다렸다
사실은 루이지애나에 가고 싶은데
너무 멀기에 텔레비전으로 대신 본다
화면 속에서 목사님이 설교를 하고 있다
나는 성경 낭독도 설교도 좋아하지 않지만
기적을 보는 것은 좋아한다
휠체어에 앉아 있던 사람이 용수철 인형처럼 튀어 올라
울면서 날뛰듯 무대로 달려가
반짝이는 옷을 입은 목사님의 발밑에 엎드렸다
그랬더니 엄마도 손으로 이마를 누르고
휘청거리며 일어서서
눈을 꼭 감은 채 큰 소리로
“주님이 나를 만지셨다”라고 외쳤다
그 순간 지붕 위의 고양이가 안테나를 넘어뜨려 화면이 꺼지고
엄마는 더 이상 꼼짝하지 않았다
아마 하나님이 엄마의 머릿속을
계속 만지고 계실 것이다
나는 엄마가 그대로 하느님께 가버릴까 봐
울면서 외쳤다
엄마, 엄마, 제발 돌아와요
하느님, 부탁이에요
전자의 파도를 타고 루이지애나로 돌아가주세요
-시선집 ‘세계중년회의’(문학과지성사) 수록
●요스모토 야스히로
△1959년 오사카 출생. 1991년 첫 시집 ‘웃는 버그’ 발표. 시집 ‘세계중년회의’, ‘입을 다무는 오후’, ‘일본어의 포로’ 등 발표. 야마모토 겐키치상, 하기와라 사쿠타로상, 아유카와 노부오상 등 수상.
전자의 파도를 타는 신들 [詩의 뜨락]
글자 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