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굴러온 돌’이 곰들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활기찬 분위기가 맴돈다.
프로야구 두산은 오는 23일 호주 시드니로 떠나 본격적인 새 시즌 담금질에 돌입한다. 약 2주의 시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자유계약(FA)으로 팀에 합류한 박찬호가 있다. 사비를 들여 내야진 후배 안재석과 오명진, 박지훈 등과 함께 최근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박찬호는 올해로 3년째 구시카와 구장에서 동계 개인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엔 곰 군단 동료들의 체류비를 지원하는 ‘선배미(美)’를 뽐냈다. 투수 박치국도 동행했다. 전 소속팀 KIA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민과 박정우도 함께하는 중이다.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11박12일 동안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리는, 이른바 ‘박찬호 미니 캠프’다.
지난해 11월 팀의 팬 페스티벌인 ‘곰들의 모임’에 참석하며 합류 후 첫 공식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이때 후배 선수들에게 미니 캠프행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구단이 내게 투자한 금액에는 그라운드 밖에서 후배들을 챙기는 몫까지 포함돼 있다”고 운을 뗀 박찬호는 “아직까진 내가 낯설 수도 있는데, 흔쾌히 동행해 준 후배들과 몸을 잘 만들고 있다. 지금의 시간이 내 개인 성적은 물론, 두산 내야가 탄탄해지는 데 어떻게든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26시즌 두산 내야진은 유격수 박찬호를 제외하고 무주공산에 가깝다. 강승호, 이유찬, 박준순 등이 2, 3루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박찬호 미니 캠프에 합류한 안재석, 오명진, 박지훈도 내야 주전 자리를 노리는 후보군이다. 1루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통산 164홈런에 빛나는 베테랑 양석환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박찬호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개인 통산 1088경기 중 994경기(91.4%)를 유격수로만 소화했다. 최근 5시즌 간 유격수 수비 이닝 1위(5481이닝)도 마크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앞세워 KBO리그 도루왕 2차례, 수비상 2차례, 골든글러브 1차례를 수상했다.
그의 능력이 절실한 두산이지만, 8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내야진, 크게는 팀 중심을 잡아주는 일이다. 구단 관계자는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부터 시작해 특히 젊은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선수 본인도 이적 직후 ‘솔선수범’이라는 키워드를 직접 꺼냈을 정도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원형 두산 감독도 고개를 끄덕인다. “수비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내야 관련 구상을 많이 했었다”고 운을 뗀 그는 “구단이 (외부 보강을 통해) 이 고민을 해결해 줬다. 베테랑도, 유망주도 아닌 중간 위치에 있는 박찬호가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와 함께 현시점 일본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오명진은 “(박)찬호 선배님께 감사드린다”며 “나를 비롯한 선수들이 함께 운동해 온 선수들이 아님에도 팀에 합류하자마자 좋은 기회를 주셨다. 같이 잘 준비해서 올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또, 나중에 우리가 더 훌륭한 선수가 됐을 때 후배들을 데리고 이런 동계훈련을 챙기고 싶다”고 전했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9위(61승6무77패)에 머물렀다. 투타 양면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하지만 이 같은 기록적인 측면보다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은 패배에 익숙해진 팀 분위기를 바꾸는 일이다. 박찬호의 등장, 두산을 얼마나 단단하게 바꿔 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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