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주민 편의를 위해 오랜 기간 끈기와 열정을 쏟았습니다. 오랜 세월 발전소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곳이 주민을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돌아왔습니다. ”
‘당인리 발전소’로 알려진 서울화력발전소 부지에 추진 11년 만에 서울 마포구 주민을 위한 ‘마포365구민센터’가 들어섰다. 기피시설이었던 발전소 자리가 체육·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합시설로 거듭나면서 구민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구는 센터를 여가와 문화, 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이 10일 개관한 ‘마포365구민센터’ 5층 ‘마포365천문대’에서 천체망원경을 살펴보고 있다. 마포구 제공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10일 서울화력발전소(토정로98)에 조성된 ‘마포365구민센터’ 개관식에서 “때로는 순탄하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앞으로 구민의 건강과 화합을 다지는 곳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센터는 연면적 7613.87㎡,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됐다. 구민들이 연중 센터를 이용하고 즐길 수 있다는 의미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밤섬과 여의도가 한눈에 보이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피트니스센터·단체운동(GX)·전망대 등 건강과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구 관계자는 “센터의 개관은 마포구에도 각별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랜 세월 발전소로 인해 주민이 불편을 겪어야 했던 자리가 이제는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 지역사회와 구민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도심 속 이색 발전소’로 알려진 이 공간에 구민을 위한 센터가 들어선 것은 2014년 건립계획을 수립한 지 11년 만이다. 2011년 발전소를 지하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구 내부에서 공해와 소음으로 피해를 받아 온 인근 주민들을 위한 편익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오랜 진통을 거쳐 2022년 착공에 들어갔으나 주민들의 설계변경 요구로 완공은 늦춰졌다. 이후 요구를 반영한 편의시설을 추가 설치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안전 문제로 서울시에서 매년 지역자원시설세를 징수해왔지만, 정작 발전소가 위치한 마포는 아무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구는 지방재정법 개정을 이끌어 시설세 연 19억원을 확보했으며, 이는 세수 확보를 넘어 지역주민의 권익을 지키고 지역 발전의 길을 연 성과”라고 강조했다.
센터 1층에는 주민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광장’과 카페 등이 들어섰다. 2∼4층은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가 있는 건강관리센터, 다목적실과 단체운동(GX) 공간, 다목적 체육관 등 ‘생활체육공간’이 마련됐다.
5층 야외전망대에서는 한강 풍경 속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고, 도심 한복판에서 별을 볼 수 있는 ‘마포365천문대’가 설치됐다. 아이를 위한 천문학 강의와 단체운동·여가 등 프로그램이 시범운영되고 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주민 김모씨는 “프로그램을 보니 좋은 것들이 많고, 운동을 하면서 바라보는 한강 경치가 매력적”이라면서 “뛸 수 있는 농구코트도 생겨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는 향후 마포 주요 관광명소와 11개의 상권을 연결하는 ‘마포순환버스’를 연계하는 등 센터 편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마포365구민센터는 오랜 세월 구민의 삶과 동떨어져 있던 공간이 다시 구민의 품으로 돌아온 의미 있는 변화”라며 “앞으로 구민의 건강과 화합을 다지는 곳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