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파수, 10년 넘는 도전에 성과 나오는 글로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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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파수, 10년 넘는 도전에 성과 나오는 글로벌 시장"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가 해외에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쟁력이 있더라도 글로벌 기업 대비 규모가 작고 레퍼런스도 쌓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10년 넘게 해외시장에 도전한 기업이 있다. 데이터 보안 전문 업체 파수다. 파수는 2012년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끊임없이 글로벌 기업의 문을 두들겼다. 그 결과 해외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파수는 계절적인 문제일 뿐이지 성장 자체에 문제는 없다고 강조한다. 하반기 해외 매출이 발생하는 등 실적 자체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파수는 2000년 설립됐다. 세계 최초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을 상용화했다. DRM이란 문서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에 특정 인물만 접근할 수 있게 하거나 일정 시간 동안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보안 기술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있는 파수 본사를 방문했다. 파수는 이곳에서 총 3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6층은 연구개발 센터가 있다. 데이터 보안,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파수의 모든 제품과 솔루션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17층엔 마케팅, 컨설팅 등 스태프 조직이 있고, 13층엔 자회사 스패로우가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 특성상 제조시설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에서 방문할 때마다 무엇을 보여주기 민망하다"며 "그냥 보면 일반 사무실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7층 대표 회의실을 가보면 파수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한쪽 벽에 각종 표창장과 상패 등이 빽빽하게 전시돼 있다. 파수는 연평균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기술 개발에 진심이다.


회사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이지수 경영지원 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CFO는 조규곤 대표와 함께 파수를 창업한 멤버다.


올해 상반기 파수는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191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다. 영업손실은 37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늘었다. 2030년까지 연평균 매출 20% 성장, 영업이익률 25%, 주주환원율 30% 달성을 목표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파수였기에 상반기 실적은 투자자 입장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이 CFO는 "작년에는 해외 계약이 상반기에 집중됐는데 올해는 그 부분이 없었다"며 "매출이 하반기에 편중되는 계절적 특성상 하반기에는 실적 우상향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윈도 운영체제(OS)뿐만 아니라 맥 OS와 CAD 파일까지 지원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며 "오랫동안 우리 제품을 검토한 해외 업체들도 결국 우리를 채택하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고객사인 G사로의 제품 발주 확대와 함께 큰 규모의 계약 2건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매출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해외 데이터 보안 시장의 경우 데이터 유출 방지(DLP) 등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렀는데 최근 해킹 등의 이슈가 커지면서 DRM과 같은 최상위 영역의 데이터 보안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구독형 매출의 증가도 긍정적 요인이다. 2021년 파수 실적에서 23%에 그쳤던 구독형 비즈니스 매출은 작년 43%까지 증가했다.


그는 "영구 라이선스의 경우 첫 매출이 발생하고 난 뒤에는 유지보수 매출만 일어난다"며 "구독형의 경우 영구 라이선스 대비 첫해 매출이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매출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보안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파수인 만큼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AI의 발전으로 인한 거대언어모델(LLM) 보안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수는 다수의 기업용 AI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AI가 문서별로 설정된 접근권한을 반영해 AI 답변에서 부적절하게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이미 작년에 매출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달청 등록에 필요한 GS 인증을 획득한 만큼 추후 공공기관 시장에서도 규모를 넓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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