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 변심한 외국인, 9월엔 다시 돌아설까

글자 크기
넉달만에 변심한 외국인, 9월엔 다시 돌아설까

외국인이 넉 달 만에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이상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에 코스피는 결국 32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8월을 마감했다. 9월에는 외국인의 매수 전환, 그리고 코스피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여전히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146억원을 팔아치우며 넉 달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 5월 10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 석 달간 매수세를 유지했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5월 1조1656억원, 6월 4조8203억원 그리고 7월에는 6조2805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말 발표된 세법 개정안에 대한 실망감이 외국인들에게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했다. 관세 우려,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의 매도 전환에 코스피도 부진했다. 지난 4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왔던 코스피는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는 8월 1.83%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국내 증시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존안 대비 최고세율 인상 등 세제 개편안 발표에 따른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다"면서 "잭슨홀 미팅에서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낙폭을 축소했으나 월중 박스권 장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지난 7월 모처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던 외국인은 지난달에는 삼성전자를 1조1640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다음으로 NAVER(7043억원), 알테오젠(3133억원), 한화오션(3096억원) 등을 순매도 상위에 올렸다. 앞서 많이 오른 방위산업주와 원전주도 차익 실현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1672억원 순매도했고 현대로템은 1190억원, 두산에너빌리티는 1458억원 각각 팔아치웠다.


9월에도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대응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답답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초 3200선을 돌파할 때만 해도 역사적 고점 돌파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으나 어느덧 2개월 가까이 3200선 부근에서 등락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실망감이 여전한 가운데 8월 말까지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조선, 방산, 원전 등 주도주들이 조정 압력에 빈번히 노출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 대응 난도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9월 코스피는 방향성 탐색 구간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 관세 충격 미확인 등 매크로(거시경제) 경계감이 지수 레벨업을 제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9월 증시 환경도 8월과 마찬가지로 중립적"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는 높아졌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부담으로 지수 상승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