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벼랑 끝 中企·소상공인'…정부 '떠안은 돈'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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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벼랑 끝 中企·소상공인'…정부 '떠안은 돈' 급증

지난해 인천에서 고깃집을 새로 연 김모씨(40대)는 1년 만에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3억원 넘게 대출을 받았지만 적자가 심해지면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김씨는 "직원 월급과 물품 대금을 위해 차까지 팔았는데 이제는 영업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경기 둔화로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늘면서 보증기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을 대신해 갚은 빚은 최근 5년여간 1조3000억원에 달했고, 대금 미납으로 대신 갚아준 외상금도 올해 상반기에만 500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회수액은 이에 크게 못 미치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계속되는 코로나 여파…위탁보증 대위변제 상반기에만 1235억, 부실률 20% 육박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소상공인 위탁보증' 대위변제액은 1235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증잔액(1조4212억원) 대비 대위변제율은 17.5%였다. 대위변제는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때 신보가 은행에 대신 돈을 갚아주는 제도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업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5월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올해 상반기 대위변제 규모는 2023년(5074억원), 2024년(4729억원)보다는 줄었지만, 하반기까지 합산하면 2022년(1831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로 시작된 자금난이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5년여간 누적 대위변제액은 1조3721억원에 달한다.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신보의 부담도 늘고 있다. 2022년 35억원 수준이던 소상공인 위탁보증 공급규모는 지난해 206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332억원으로 이미 전년치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보증잔액은 ▲2021년 7조1552억원 ▲2022년 6조5082억원 ▲2023년 4조4785억원 ▲2024년 2조2459억원 ▲올 상반기 1조4212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반면 부실 규모는 계속 쌓이며 부실률은 2022년 5.2%에서 올 상반기 19.1%까지 치솟았다. 대위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한 금액은 929억원에 그쳤다.


보증기관이 대신 갚은 대금도 증가 추세…손해율 급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물품·용역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준 매출채권(외상금)도 늘고 있다.


신보의 매출채권보험 대위변제액(보험금 지급액)은 올해 6월까지 3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21년(336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대위변제액은 상반기 기준으로 ▲2022년 249억원 ▲2023년 298억원 ▲2024년 265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다시 급증한 것이다.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이 판매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생긴 손실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대위변제액이 늘었다는 것은 판매기업이 구매업체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이 많아졌고, 그만큼 보증기관이 대신 갚았다는 의미다. 이와 거래하는 구매업체 대부분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다.


유사 상품인 SGI서울보증의 매출채권신용보험도 대위변제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SGI서울보증이 추경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채권신용보험 대위변제액은 올 상반기 161억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이후 최대였던 지난해(187억4900만원)에 이미 근접한 수준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매출채권신용보험 대위변제액은 ▲2022년 76억2000만원 ▲2023년 110억6500만원 ▲2024년 187억4900만원으로 4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신보와 SGI서울보증을 합치면 올 상반기에만 483억830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대위변제액이 늘면서 손해율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신보의 매출채권보험 손해율은 올 상반기 107.9%로, 지난해(89%)를 크게 웃돌았다. 사실상 적자 운영이다. 신보 관계자는 "일반 보험회사처럼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 성격이 강하다"며 "손해율을 100% 수준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GI서울보증의 매출채권신용보험 손해율은 올 상반기 44.3%로, 2016년(47.3%)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15%) 이후 10%대를 유지하던 손해율은 지난해 27.1%로 뛰었고, 올해는 더 뛰었다. 손해율이 올랐다는 것은 대위변제액이 늘어나는 와중에 구매업체로부터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한 돈은 적다는 의미다. SGI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경기회복 지연으로 기업회생 신청과 기업의 금융기관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대위변제액과 손해율이 함께 늘고 있다"며 "업종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손해율 안정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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