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심문서 尹 "전직 대통령 기소, 유치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에서는 재판과 특별검사팀 조사에 제대로 임하기 어렵다며 보석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는 26일 윤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약 18분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 4~5회 재판을 받아야 하고 특검 조사에도 응해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며 “불구속 상태에서는 재판과 특검 소환에 성실히 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8평 방 안에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며 “강력범이 아님에도 장기간 구속하는 것은 위헌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또 “특검이 신속 재판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재판을 지연시켰다”며 “외환 혐의로 또 소환장이 왔는데, 구속 상태에서 매번 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건강 문제와 관련해선 “숨을 못 쉴 정도로 위급한 것은 아니지만, 재판에 나오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보석이 허가되면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은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는데 기소된 사건들을 보면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기소할 만한 사안인지 모르겠다”며 “정말 유치하다”고도 말했다.

재판부가 “보석이 기각되면 앞으로 출정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거부라기보다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의미”라며 “일주일에 여러 차례 재판을 소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답했다.

아주경제=박용준 기자 yjunsay@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