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이달 역대급 강세장을 시현했음에도 관세에 발목이 잡힌 자동차주는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는 못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2.27% 하락했다. 기아는 4.82%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7%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달 외국인은 기아를 1360억원, 현대차는 669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은 현대차를 1779억원, 기아는 1240억원 팔아치웠다.
관세가 주가 부진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합의했으나, 후속 협의 단계에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한국은 여전히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비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국내 노조 이슈 등으로 업종 주가 부진, 밸류에이션 할인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여전하나 관세 서명 지연에 따른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3분기 실적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른 냉정과 열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관세 여파로 3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한 44조6872억원, 영업이익 24.95% 감소한 2조6876억원이다. 기아는 3분기 매출액 4.25% 증가한 27조6483억원, 영업이익 15.89% 감소한 2조4235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5% 관세율 지속에 따른 관세 비용 확대로 완성차 및 부품사들의 3분기 실적은 대체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컨센서스를 의미있게 상회하는 기업은 없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관세 비용 확대와 기말환율 약세에 따른 판매보증비 증가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5%의 관세가 유지될 경우 내년 2분기까지 실적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귀연 연구원은 "서명 지연에 따른 3분기 25% 관세율 온기 반영이 불가피하고 한미 협상 난항에 따른 관세율 유지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25% 관세율을 가정해 추정치를 재조정했다"면서 "여기에 유럽연합(EU)과 일본의 15% 관세 적용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인센티브 축소 전략이 어려울 것이라는 가정을 추가로 반영한 결과 연간 관세 손익 영향은 현대차 5조5000억원, 기아 3조2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 모두 내년 2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감익이 불가피할 것이며 특히 올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현대차(자동차 부문) 3.5%, 기아 6.1%로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주를 옥죄고 있는 관세 족쇄가 풀릴 경우에는 주가 상승여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귀연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 서명이 이뤄질 경우 단기에 이익추정치 상향과 시장 대비 할인율 축소가 동반될 것"이라며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낮아질 경우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3000억원, 8100억원 각각 상향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기존 추정 대비 현대차 11%, 기아 9% 상향된 것으로, 관세 불확실성으로 저평가가 지속된 점을 감안하면 관세 서명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상승여력은 단기 10%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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