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방 기업연구소 확대를 위해 독일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 방식의 산·학·연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프라운호퍼는 76개의 지역 연구소를 통해 각 지역의 중소기업과 협력하며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산·학·연 협력 모델이다.
대한민국 산업 연구개발의 역량은 여전히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판교다. 우수한 인력과 인프라가 수도권에 쏠리면서 자연스레 기업연구소 역시 수도권에 둥지를 틀고, 이는 다시 지역의 R&D 기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구 회장은 이러한 불균형이 "국가 전체적으로 인재 활용의 비효율을 낳고,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악순환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우리나라 역시 민관 협력을 통해 프라운호퍼와 같은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이 기초 연구와 인력 배출을 담당하고, 기업 연구소는 이를 응용·사업화로 연결하는 유기적인 협력 체계가 갖춰진다면, 지역에서도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협력 생태계는 단순히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기여를 넘어,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대한민국 전체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무역 분쟁과 기후 위기, AI와 같은 혁신 기술의 등장은 개별 기업이 혼자 대응하기 어려운 규모"라며, 가치사슬 안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보 불균형을 줄이고, 공급망 전반의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R&D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LS일렉트릭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도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 환경의 악화 속에도 지속적인 대규모 R&D 투자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돌파할 유일한 해법이라는 소신 때문이다.
구 회장이 주도하는 산기협 역시 '함께하는 기술혁신'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DT협의체', 탄소중립 해법을 모색하는 '탄소중립 K-Tech 포럼' 등을 통해 기업 간 협력 기반을 확대해왔다. 구 회장은 기업부설연구소법 시행과 함께 산기협이 '연구개발 지원센터'로 지정되는 만큼, 앞으로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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