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캄보디아 부검 참여"… 마약수사 외압·진술 번복 공방 격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5.10.14 [사진=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캄보디아 사망 사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대북송금 진술 번복 논란까지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공방이 격화됐다.

취임 이후 첫 국감에 나선 정성호 장관은 이날 국감 질의에서 “캄보디아에서 범죄조직에 의해 숨진 20대 한국인 대학생 사건과 관련해 부검에도 우리 정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건 초기 경찰의 사법 공조 요청이 잘 이뤄지지 않아 법무부가 세 차례 화상회의를 진행했고, 국제형사과 검사와 수사관을 파견할 계획”이라며 “캄보디아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9월 아세안 법무장관회의 때 이진수 차관이 캄보디아 법무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공식 요청했다”며 “부검 참여를 포함해 우리 정부가 끝까지 진상 규명에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숨진 대학생 A씨는 경북 예천 출신으로, 지난 7월 현지 박람회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8월 초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신에 타박상과 상처가 발견되며 현지 범죄조직의 폭행 정황이 드러났다. 그러나 현지 정부의 협조 지연으로 시신은 두 달째 송환되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는 “시신 송환과 관련해 캄보디아 정부와 지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정 장관은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책임자로 해 매우 엄중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사건 제보자인 백해룡 경정을 수사팀에 합류시키라고 지시한 데 대해서는 “국민적 관심이 크고 의혹이 제기된 만큼 독자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원론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그런 인물이 참여해 객관적 수사가 되겠느냐”고 묻자 “사건을 최초로 수사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영등포경찰서가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사건을 수사하던 중 경찰 상부의 부당한 외압이 있었다는 백 경정의 폭로에서 비롯됐다. 대통령실은 최근 “성역 없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하면서 백 경정 파견 방침을 공식화했다. 일선 지검장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법무부 패싱’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정 장관은 “엄정한 수사를 위한 당부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연어·술자리 진술 회유 의혹’ 감찰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수사권 부여를 촉구했다. 박균택 의원은 “감찰만으로는 국민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며 “법무부가 신속히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재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박상용 전 부부장검사를 불러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이 대통령실 인사 개입 때문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 전 검사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질책을 받고 사임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이재명 당시 대표를 엮으려 했으며, 검사와 함께한 술자리에서 형 감면을 조건으로 진술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주경제=박용준 기자 yjunsay@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