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700선도 넘어서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피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4000선 등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오천피'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부에선 펀더멘털 변화 없는 상승에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는 17일 전일보다 15.61P 내린 3732.76로 출발했지만, 이내 강세로 돌아서 3760선까지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전일 뉴욕증시가 신용 리스크 우려로 하락 마감했음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의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가 인공지능(AI) 모멘텀으로 전례 없는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에만 30.22% 올랐고 삼성전자는 16.45% 상승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15% 상승이 예상되며 특히 현재 재고 수준을 직전 상승 사이클(2017~2018년) 재고 보다 낮아 D램 가격의 상승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0월부터 글로벌 업체간 AI 협력이 확대됨에 따라 AI 생태계 확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의미있는 D램 공급 증가는 삼성전자의 평택 D5 공장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이 본격화되는 202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2026~2027년 D램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2026~2027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며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차별화된 실적과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이 코스피 기록적 상승을 떠받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588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7조4000억원을 사들인 데 이어 이달에도 강한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3조7089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전체 순매수의 60% 이상을 삼성전자에 쏟아부은 셈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는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외국인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단기 고점을 찍고 9월부터 삼성전자를 매도하면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다"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이 당시 55%였는데 지금은 52% 수준으로 추가적인 순매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구조적 강세장이라는 진단과 함께 내년 5000선 달성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이사는 "단기 지수 상승세가 가파르지만 내년 5000선 달성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서 "현재 시장의 본질은 산업 효율성의 격차가 시장가치를 재편하는 구조적 강세장"이라며 "코스피 5000선은 단순한 유동성 환상이 아니라 산업 양극화가 낳은 구조적 고평가의 정당화 구간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순이익 예상치는 208조원, 2026년 순이익은 270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현재 예상치 대비 반도체, IT하드웨어, 증권업종은 추가 실적 상향 여력이 있다. 여기에다 자사주 매입 소각 의무화, 배당 분리 관세 등을 감안하면 연평균 주식 감소율 1%, 배당성향 35%, 2026년 배당금 90조원 이상이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형주 쏠림과 지속된 상승으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부담 요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지수는 9월 이후 19% 상승했는데 코스피200에 포함된 200개 종목 중 같은 기간 동안 19% 이상 상승한 종목은 17개에 불과하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87개"라면서 "이러한 현상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대형 IT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소수 대형 기업이 시장을 이끌어가는 상황에서 체감 증시는 좋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단기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다양한 측면에서 낙관론이 선반영된 시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실적이나 기업 체질의 근본적 변화 없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만큼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 상무는 "현재 시장은 전체적으로 호재성 재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악재성 재료는 하나도 반영을 안하고 있다"며 "신규 매입을 하기에는 밸류에이션도 높고 경기도 녹록지 않아 현 상태에서 섣불리 들어가기보다는 관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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