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세종시의 공공 골프장 건설 추진을 두고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유성구 금고동 제1·2매립지 사이 86만7000㎡ 규모의 부지에 시비 1307억원을 들여 골프장 정규 홀(18홀)과 부대시설을 짓는다.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난해 4월 시는 관리계획 변경 용역에 착수했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실무 협의 중이다. 2030년 12월 준공해 2031년 운영이 목표다.
시는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을 우선 건립하고 제1매립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돼 부지 활용이 가능하면 주민 생활체육 시설과 태양광 발전 시설 등을 추가로 건립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3년 4월 대전 북부권 도시 경쟁력 일환으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대전 유성구와 대덕구가 있는 대전 북부권은 폐수 종말 처리장과 매립장, 저유소(貯油所), 차고지 등 환경 기초 시설 위주로 공공 인프라가 밀집돼 있다. 현재 제2매립장, 하수처리장 이전까지 앞두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생활 불편 민원이 누적되면서 기존의 산업·환경 인프라 중심 구조를 보완할 쾌적한 생활·여가 인프라 확충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인근 둔곡·신동지구와 세종시 성장과 맞물려 공공 체육 시설 활용성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시민 의견 수렴 없는 골프장 조성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금고동 일대는 이미 다수 환경 시설이 밀집한 지역으로 주민들은 장기간 악취 등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호소해 왔다”며 “농약 사용으로 인한 수질오염, 교통량 증가 등 잠재적 피해 분석 없이 속도전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1매립장 사후 활용과 골프장 조성은 별개 사업으로 추진하고 그동안 고통받은 주민들의 이득 우선 배분과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등 실질적 편익 사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환경오염 문제 대책도 요구했다. 환경부의 토양 지하수 정보 시스템 골프장 농약 정보를 보면 2020년 기준 전체 골프장의 90%인 487개 골프장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됐다.
세종시는 중앙공원 한복판에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 논란을 빚고 있다.
세종시설관리공단은 중앙공원 활성화 방안으로 공원 중앙 파빌리온 구역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한 기본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 구역은 계절 변화를 관찰하는 12개의 건축물이 설치돼 있다. 파크골프장이 조성되면 공원 이용객들은 골프장 사이사이로 난 산책로를 걸어다녀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자칫 골프장 조성으로 인해 공원이 두 쪽으로 갈라져 단절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종시 아름동에 사는 김숙연(39)씨는 “공원 외곽에 이미 파크골프장이 있고 일반 시민들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곳에 파크골프장을 확충한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꼬집었다. 세종시설공단 관계자는 “공원 이용 현황 등을 분석해 사회적 편익 면에서 기존대로 운영할지 파크골프장으로 활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