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적의 좌완 투수 라클란 웰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달아오를 스토브리그, 새롭게 도입하는 아시아쿼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쏠린다.
선수 교류 확대와 리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026시즌부터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제도는 수준급 선수를 비교적 저렴한 연봉으로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구단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2년 아시아 리그 소속 선수 1명까지만 영입할 수 있고, 포지션 제한이 없다.
대상은 아시아야구연맹(BFA) 소속 국가 및 호주 국적 선수다. 계약 규모는 연봉·계약금·옵션 실지급액·이적료(세금 제외)를 모두 합해 최대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로 제한된다. 재계약 시 매년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씩 상향이 가능하다. 구단은 기존 외국인선수 3명에 아시아쿼터 1명을 추가로 등록할 수 있으며, 4명 모두 한 경기 출장이 가능하다.
호주 선수들이 인기다. 왕조 구축에 나선 LG는 왼손 투수 라클란 웰스의 합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웰스는 올 시즌 키움에서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로 4경기 등판 1승1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하며 안정된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두산 역시 호주 국가대표 출신 유틸리티 자원 알렉스 홀을 테스트 중이다. 그는 올여름 두산 퓨처스팀(2군)이 훈련하고 있는 경기도 이천을 방문하기도 했다.
외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포수부터 1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현재 김원형 신임 감독이 합류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호주 국가대표팀 외야수 알렉스 홀. 사진=호주 국가대표팀 공식 SNS 일본프로야구(NPB) 출신 선수들도 영입 후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 중인 KIA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출신 좌완 이마무라 노부타카를 테스트하고 있다. NPB 통산 180경기 등판, 25승22패 24홀드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대만프로야구(CPBL) 구단들과도 경쟁이 붙었다. 그쪽은 2군 외국인선수 보유제한이 없어 더 적극적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선발투수 영입의 문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만달러 한도 안에서 수준급 선발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 일부 구단은 불펜 쪽으로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스토브리그 나비효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범수(한화), 조상우(KIA), 이영하(두산), 이승현(삼성) 등이 FA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구단들이 상대적으로 저비용인 아시아쿼터 투수를 활용해 뒷문을 보강할 경우, FA를 선언한 국내 불펜 자원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문호 개방은 타 종목에 비해 늦었다. 프로축구 K리그가 지난 2009년 아시아쿼터 첫선을 보였다. 다만 올해부터는 국적 구분 없이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 남자프로농구(KBL)는 2020~2021시즌부터, 프로배구 V리그는 2023~2024시즌부터 도입했다. 여자프로농구(WKBL)에선 직전 2024~2025시즌부터 아시아쿼터를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