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개장 임박④] 1999년부터 시작된 ‘쩐의 전쟁’ 돈이 써 내려간 KBO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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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개장 임박④] 1999년부터 시작된 ‘쩐의 전쟁’ 돈이 써 내려간 KBO의 역사
한화 송진우. 사진=뉴시스 1999년 KBO리그에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상륙한 이후, 스토브리그는 돈의 속삭임으로 뜨거웠다. ‘쩐의 전쟁’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현실이 됐고, 어느새 ‘100억원’은 그저 또 하나의 통과점에 불과해졌다. 올해도 역사에 새로운 계약서가 한 줄씩 새겨질 예정이다.

FA 제도의 서막은 한화 송진우가 열었다. 송진우는 1999년 11월 원소속팀 한화와 3년 총액 7억원에 계약했다. 리그 첫 FA 선수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뒤이어 해태(현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강철이 3년 총액 8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FA 이적 1호의 주인공이 됐다.

리그에 본격적으로 돈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04년이다. 12명의 선수가 총 201억7000만원에 계약을 맺으며 처음으로 ‘100억 시장’에 진입했다. 몸집은 더 빠르게 커졌다. 스타 선수 한 명의 계약 규모가 100억원을 훌쩍 넘는 초고액 시대가 펼쳐졌다. KIA 최형우가 선발 주자로 문을 열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00억원에 KIA로 이적했다. 불과 두 달 뒤 이대호는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에 사인하며 150억원 벽까지 허물었다.
KIA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후 FA 100억원대 계약은 특급 선수에게 당연한 상징이 됐다. 최근에는 오지환(LG), 박민우(NC), 양현종(KIA) 등이 FA 대박을 터트렸다. 김현수(LG), 최정(SSG), 양의지(두산)는 두 차례나 100억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KBO리그 최다 홈런(518개)의 주인공 최정은 FA 몸값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리그 최초로 FA 누적 총액 300억원을 돌파했다. 2014년 11월 4년 총액 86억원으로 잔류했고, 이후 2018년엔 6년 106억원, 2024년엔 전액 보장 110억원에 사인했다.
SSG 최정. 사진=SSG 제공 역대 FA 최고액은 포수 양의지가 보유하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계약기간 4+2년, 최대 15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반면 투수 부문은 상대적으로 불황이다. 양현종과 KIA가 2021년 체결한 4년 총액 103억원이 처음이자 마지막 100억원대 계약이다.

FA 시장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건 한화였다. 한화는 외부 영입을 위해 매 시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제껏 심수창, 이용규, 채은성, 심우준 등 FA 선수만 15명을 품었다. 뒤를 이어 LG(14명)와 롯데, 삼성(이상 13명)이 지갑을 활짝 열었다. 이와 반대로 외부 영입이 가장 적었던 팀은 키움이다. 원종현, 이택근 2명(퓨처스 FA 제외)에 그쳤다.
두산 양의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지갑을 연 구단, 펜을 쥔 선수, 그리고 그 뒤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프런트가 오늘도 치열한 손익계산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어떤 역사가 세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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