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T 위즈 제공 “선수들에게 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마침 이런 시간이…”
마법사들의 겨울은 바쁘다.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 프로야구 KT가 곧장 대만으로 건너가 실전 점검이라는 흔치 않은 기회까지 얻었다. 박지훈을 비롯, 신인 선수들도 값진 경험을 만끽할 예정이다.
KT는 7일부터 사흘간 대만 타오위안 라쿠텐 야구장서 열리는 ‘2025 타오위안 아시아 프로야구 교류전’에 참가한다. 한국과 일본, 대만 세 나라 구단이 출전해 야구 문화 교류에 나선다.
타오위안시 정부 주최로 마련된 이 대회에선 KBO리그 KT와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대만프로야구(CPBL) 라쿠텐 몽키스가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하루 전 6일 대만 타오위안의 모나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5 타오위안 아시아 프로야구 교류전’ 기자회견에선 이강철 KT 감독을 비롯해 이호식 KT 스포츠 대표이사, 나도현 단장, 선수단 대표 내야수 장준원, 투수 손동현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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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위즈 제공 이 감독은 “초청해주신 타오위안시와 라쿠텐 두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1980년대 대표팀 시절 대만을 방문한 추억이 있다”며 “젊은 선수들에게도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교류전의 실전 효과에도 기대를 걸었다. “이 시기에 이런 대회를 치르기 쉽지 않다. 단순한 훈련보다 경기로 중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투수들의 실제 피칭을 확인하고 내년 캠프 명단 구성에도 참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번 교류전을 계기로 젊은 선수들의 국제경험을 넓히고, 2026시즌 전력 점검의 기틀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서 1라운드로 호명된 투수 박지훈도 이 대회 마운드에 오른다.
수장도 기대가 크다. “팀 합류 전까지 전국체전 일정으로 계속 공을 던졌더라. 대만에도 경기 내보내려고 데려왔다. 1이닝씩 정도 던질 것”이라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어 “불펜진에서 새로운 인물이 좀 나와야 한다. 두 명 정도 나오면 좋겠다. 힘 있는 공을 뿌리는 점에선 박지훈이 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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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위즈 제공 최근 폼 교정 덕분에 구위가 한층 좋아졌다는 후문이다. “원래 디딤발이 닫혀 있어서 몸이 앞으로 잘 넘어오지 못했다”고 말한 박지훈은 “감독님이 뒤꿈치부터 디디는 법을 알려주셔서 훨씬 편하게 던진다. 힘을 들이지 않아도 빠른 공이 나오고, 커맨드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무기는 시속 150㎞대 직구와 슬라이더다. 특히 슬라이더는 의도적으로 두 가지 유형을 모두 던진다. 박지훈은 “하나는 일자로 떨어지는 느린 슬라이더고, 다른 하나는 옆으로 회전하는 슬라이더다. 던질 때의 포인트와 감각에 차이를 둔다”고 전했다.
트래킹 데이터상 그의 직구 회전수는 약 2500 RPM(분당 회전수) 정도에 형성되고 있다. 결정구인 슬라이더는 이강철 감독에게서 “진짜 톱급”이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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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위즈 제공 박지훈은 일본부터 대만까지 난생처음 해외 무대를 연거푸 밟고 있다. 그는 “신인으로 처음 캠프에 합류했는데, 프로는 ‘양보다 질’이라는 걸 느꼈다. 러닝부터 훈련까지 체계적이고, 개인 컨디션에 맞춰 조율된다. 와카야마에서 대만까지 오게 돼 설렌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외 팀과의 맞대결을 앞둔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사실 해외에서 운동하는 건 처음이다.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힌 적이 없어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겨뤄본 적이 없다. 이렇게 큰 야구장에서 훈련하니 실감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KT는 7일 오후 7시35분 골든이글스, 9일 오후 3시5분 몽키스와 맞붙는다. 구단 유튜브 위즈TV에서 강성철 캐스터와 스카우트팀 심광호, 전략데이터팀 임세업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는다.
응원단도 파견해 한국의 응원 문화를 전파한다. 경기장을 방문한 팬들에게는 선착순으로 구단 유니폼 로고가 담긴 응원 부채를 증정할 계획이다. 3개 구단의 치어리더들이 합동 공연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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