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도 변화구도… 김택연의 겨울, “더 완벽하게”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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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도 변화구도… 김택연의 겨울, “더 완벽하게” 모드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어떻게 하면 ‘더 완벽하게’ 던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화려했던 데뷔 시즌, 그리고 2년 차에 마주한 성장통까지. 잠시 한 걸음 멈췄던 김택연(두산)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쉬는 건 사치다. 태극마크와 함께 새로운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현재 ‘2025 NAVER K-베이스볼 시리즈’를 소화하고 있다. 오는 15, 16일 일본 도쿄돔서 일본 대표팀과의 맞대결을 앞뒀다.

내년 3월 예정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모의고사다. 본선 1라운드 조별리그 같은 조 C조에 속한 일본, 체코와 각각 두 차례씩 평가전을 치른다. 체코 상대로는 지난 8,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맞붙어 내리 승전고(3-0, 11-1)를 울렸다.

그중에서도 8일 체코와의 평가전 1차전에 등판한 김택연의 피칭은 단연 눈에 띄었다. 8회 마운드에 올라 단 19구로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최고 시속 152㎞ 직구로 윽박지른 뒤 빠르게 꺾여 들어오는 슬라이더는 백미였다. 헛스윙도 수차례 끌어냈을 정도다.

선수 본인은 “빠른 승부를 중점에 두고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직구 제구가 아직 만족스럽진 않다”면서도 “슬라이더는 계속 연습하고 있는데 의도했던 대로 나오면서 괜찮았다. 스트라이크존에 넣어야 할 때는 잘 들어갔고, 바깥으로 떨어뜨려야 할 때 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KBO리그를 대표하는 ‘워커홀릭’이다. 정규리그 종료 후에도 단 일주일가량만 휴식했다는 후문이다. 국가대표팀 소집 직전까지도 잠실 구장을 오가며 개인 훈련에 매달렸다. 그럼에도 “(실전 공백에)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첫 등판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아 다행이다. 일본에 가서도 잘 던지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지금의 국가대표 경험이 더욱 값지게 돌아올 거라는 믿음도 있다. 김택연은 “모든 경기에서 배울 건 존재하겠지만, (국가대항전은 특히) 수준 높은 타자들과 상대하는 등 큰 경기에서 뛸 수도 있다. 많이 배워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년 전 두산의 신인 1라운더로 합류, 데뷔 첫해부터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아로새긴 바 있다. 그해 60경기 등판, 3승2패 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65이닝 15자책점)을 작성하며 2024년 최고 루키로 거듭나기도 했다.

올 시즌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64경기서 4승5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53(66⅓이닝 26자책점)에 그친 것. 블론세이브도 한 해 사이 5개에서 9개로 급증했다.

사진=뉴시스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장의 실마리를 찾는다. “본연의 장점인 직구를 더 완벽하게 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김택연의 설명이다. 직구의 커맨드 기복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중요할 때마다 엇나가는 공이 많았다”고 운을 뗀 그는 “직구 구사율(스탯티즈 기준 72.5%)만 따지면 70%가 넘는다. 높은 공이면 높은 공, 낮은 공이면 낮은 공 등 모든 공에는 목표가 있다고 생각한다. 로케이션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계속해서 더 완벽하게 던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끊임없이 몰두하며 내달린다. 소속팀 두산은 2026시즌에 앞서 새 사령탑의 손을 잡았다. ‘투수조련사’ 김원형 감독과 함께한다. 짧은 상견례 속 “대표팀 투수로서 잘 던지고 오라”는 격려도 받았다.

김택연도 기대가 크다. 기본적인 걸 채우고 난 뒤 디테일을 더할 기회일 터. 그는 끝으로 “감독님께서 선수 시절 커브를 정말 잘 던지셨다고 들었다. (커브는) 내가 아쉬웠던 부분이라 관심이 있다. 하루빨리 함께 훈련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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