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2차전 경기. 대한민국 선발투수 정우주가 1회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2차전 경기. 대한민국 선발투수 정우주가 글러브 점검을 받고 있다. 뉴스1 이틀 연속 도쿄돔 담장을 넘긴 안현민(KT)을 위시로 한 젊은 타자들의 국제 경쟁력 확인이 가장 큰 수확이었던 반면, 평균 연령 22.1세로 구성된 투수진은 이틀 동안 무려 23개의 4사구를 내주며 무너졌다. 지난 2년간 KBO리그에서 사용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스트라이크존의 핑계를 대기는 곤란하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 사람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ABS의 스트라이크존보다 좁다면 2차전에서는 코너워크보다는 보다 확실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했지만, 7실점 중 무려 4점을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줬다는 건 스트라이크존 문제가 아니라 구속이 빨라지는 것만큼 공을 원하는 데에 던질 수 있는 ‘커맨드’와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운드에서 희망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한일전이 주는 중압감에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지는 도쿄돔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떠는 모습 없이 자기 공을 던진 투수진 막내, 정우주(한화)의 존재였다. 2차전 선발로 나선 정우주는 이제 갓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른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떠는 기색 없이 자기 공을 자신있게 던졌다. 3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고 탈삼진 4개를 솎아내며 일본 타자들과 당당히 승부를 펼쳤다. 정우주는 “내 공에 믿음이 생겼다”며 일본전 등판을 돌아봤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2차전 경기. 대한민국 선발투수 정우주가 역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1회초 대한민국 선발투수 정우주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2차전 경기. 2회초 무사 1루 상황때 송구실책을 범한 대한민국 선발투수 정우주가 숨을 고르고 있다. 뉴스1 1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우주는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에 2차전 선발 투수라는 것을 통보받고 많이 긴장됐는데, 상대 타자를 압도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 남은 기간 더 보완해서 (내년 3월에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마운드에 꼭 서고 싶다”고 희망했다. 올 시즌 정우주는 주로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다. 선발 등판 경험은 정규리그 막판 2경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딱 3경기에 불과했다. 그랬던 그가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고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주무기인 150km를 넘나드는 직구와 커브를 앞세워 일본 프로야구 최고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었던 건 타고난 강심장 덕분이었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일본의 평가전. 3회초 대표팀 선발투수 정우주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2차전 경기. 대한민국선발투수 정우주가 2회말 일본 공격 2사 2,3루 위기를 넘긴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원태인, 문동주에게 격려받고 있다. 뉴스1
야구 국가대표팀 정우주가 17일 일본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를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정우주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도 화제에 올랐다. 정우주는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어진 투수 땅볼을 병살로 처리하려 2루로 송구한 게 악송구가 되면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될 게 무사 1,2루 위기로 둔갑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정우주는 미동도 없이 후속 타자들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아냈다. 2회가 끝난 뒤에도 정우주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그는 “내가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서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표정 관리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사실 매우 기뻤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살짝 미소가 나왔는데, 기쁨을 숨기지 못했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제 정우주는 한화로 복귀해 2026 WBC와 KBO리그 2026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며 “자만하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