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핑계로… 동일본서 원전 속속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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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핑계로… 동일본서 원전 속속 재가동
니가타현 이어 홋카이도 지사도 동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제로(0)’ 정책을 추진했다가 방향을 뒤집은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움직임이 속속 일고 있다.

3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는 지난 28일 도의회에서 “원전 활용은 당분간 취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이라며 도마리원전 3호기 재가동에 사실상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일본 홋카이도 도마리원전. 연합 도마리원전은 삿포로에서 직선거리로 약 70㎞ 떨어진 곳에 있다. 2009년 12월 운전을 시작했으나 2012년 5월 가동을 중단했다. 스즈키 지사는 라피더스 반도체 공장과 소프트뱅크 데이터센터가 도내에 신설돼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을 원전 용인 배경으로 들었다. 홋카이도전력은 원전 재가동 시 전국 최고 수준인 도내 전기 요금을 가정용 기준 11%가량 인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하나미즈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는 지난 21일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7호기 재가동을 용인한다고 밝혔다. 이들 원전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원전이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후 원전 54기 운영을 전면 중단했으나 2012년 말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한 뒤 원전 제로 정책을 백지화했다. 원전 회귀 움직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거진 에너지 공급난, 이상기후 및 인공지능(AI) 보급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등과 맞물려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신규 건설이 계획 중인 것을 포함해 68기의 원전이 있다. 이 중 14기가 현재 가동 중이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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