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빛난 이름 ‘東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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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난 이름 ‘東炅’
빛날 ‘경(炅)’이라는 이름처럼,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손 편지로 전한 진심, 결국 통했다. 이동경(울산 HD)이 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좋은 개인 성적을 안고도 부상, 낮은 팀 성적에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걱정해야 했다. 자필로 편지를 써가면서까지 수상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드러냈다. 결국 MVP와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을 모두 안으며, 할머니가 지어주신 이름 ‘동경(東炅)’처럼 이름을 빛냈다.

김천 상무에서 보낸 1년 6개월이 변곡점이었다. 지난해 김천 상무에 입대한 이동경은 올 시즌 한층 성장한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13골12도움으로 커리어하이를 새로 썼다. 그는 “김천에서 보낸 시간이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라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정말 소중하고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스위스그랜드호텔/ 2025 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 아디다스 포인트 대상/ 울산 이동경/ 사진 정재훈 아내의 내조 덕에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동경은 “가끔 휴가를 받아서 집에 가도 아내가 전적으로 육아를 맡았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육아보다 축구가 훨씬 쉽다”면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도, 행복한 기억에 더 잘 뛸 수 있었다. 고마움과 미안함에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내조의 보답에 정점을 찍을 기회, MVP 수상이다. 후보자가 추려진 뒤 이동경이 직접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그는 “친한 선수들에게 나를 뽑아달라고 하진 않았고, 뽑았는지는 물어봤다”고 웃으며 “감독님들께는 여쭤볼 수가 없었다. 친분 있는 선수에겐 장난삼아 물어봤다. 농담으로 ‘너를 뽑았다’고 얘기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표가 나오면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동경은 선수 총 12표 중 8표를 안았다. 이제 관건은 감독의 표심이다. 이동경은 감독에게서 5표를 받았다. 이 중 정정용 김천 감독의 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동경이 김천에서 올린 득점만 13골(11도움)이다. 그는 “울산은 소속팀이라 못 뽑지만 김천은 표를 주실 수 있다. 만약 정 감독님이 안 주셨다면, 시상식 후 바로 전화드릴 것”이라고 농담하면서 “나를 당연히 뽑아주셨을 거라고 믿는다”고 미소 지었다.

동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조현우는 “(이)동경이는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MVP 자격이 충분하다”며 “K리그 최초로 4연속 MVP, 리그 최다인 통산 8회 MVP 배출에 구성원으로 뿌듯하다. 동경이에게 다시 한번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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