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양당 원내지도부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쟁점 예산과 법인세, 교육세 인상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여야가 2026년도 정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최대 쟁점이던 감액 부분에서 사실상 합의를 이루면서 2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야가 그동안 강하게 충돌했던 감액 범위가 정리된 만큼 향후 협상은 증액 항목 조정에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증액 규모와 우선순위를 놓고는 여전히 양당의 입장차가 커 최종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5시께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예산안 막판 조율에 나섰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기근 기재부 2차관도 동석해 여야의 감액·증액 요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합의 도출을 시도했으며, 오후 7시 회동에서는 그동안 가장 큰 이견을 보였던 감액 항목 상당수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 사업별 감액 폭을 놓고 일부 의견 접근이 이뤄지면서 협상 난항의 핵심이던 감액 문제가 사실상 매듭지어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한 각종 정책 펀드와 지역사랑상품권,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아동수당 등 정부·여당 주요 사업 전반에서 대폭 삭감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안 유지 기조를 고수하며 삭감 확대에 선을 그어왔다.
삭감 부분에서 일정 부분 합의를 보더라도 증액 협상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문 원내수석부대표는 오후 회동 중 회의장을 나와 기자들에게 "감액 협상은 됐지만 증액 협상이 안 됐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도 "오후 9시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며 "좀 논의 진척이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더했다. 그러나 유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양보하면 시간을 끌 일도 없다"면서도 협상 진척 여부와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여야는 이후 언론 공지를 통해 "오후 9시 회동은 취소됐다"며 "내일(2일) 오전 8시 30분 다시 회동한다"고 밝히면서, 최종 타결은 2일 오전 논의 결과로 넘어가게 됐다.
여야 각 당은 2일 오후 2시 본회의 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2일 처리' 방침을 강조하면서도, 오는 4일 본회의를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결국 민주당이 '예산 독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일방 처리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여야가 지난달 30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서 1일 오전 0시 본회의에 정부 원안이 자동 부의됐다. 다만 여야가 최종 합의할 경우 정부안이 아닌 수정안이 상정돼 처리될 전망이다. 여야가 2일 합의 처리를 이뤄낸다면, 국회는 2020년 이후 5년 만에 법정 기한 내 예산안 처리를 하게 된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예산안을 시한 내 처리한 사례는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뿐이다.
아주경제=신진영·이다희 기자 yr29@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