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주춤하자 대체 플랫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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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주춤하자 대체 플랫폼 떠오른다
쿠팡 주춤하자 대체 플랫폼 떠오른다 올리브영 ‘오늘드림’, 최대 3시간 내 배송 지그재그 ‘직진배송’, 당일·익일 도착 운영 다이소는 가격 경쟁력·상품 회전율 등 강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국내 유통업계에 전반적인 지각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쿠팡이 여론의 압박을 받으며 주춤하는 사이, 그간 쿠팡의 영향력 아래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경쟁사들이 배송 혁신과 카테고리 특화 전략을 앞세워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유통 시장의 단일 중심 구조가 다핵 구조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는 오랫동안 쿠팡이 구축한 로켓배송 체계가 ‘표준’으로 자리해왔다. 쿠팡은 전국 단위 풀필먼트센터와 자체 배송 인력을 기반으로 당일·익일 배송을 구현하며 배송 속도 경쟁의 기준점을 세웠다. 신선식품 ‘로켓프레시’, 직매입 기반의 재고 운영 방식 등은 이용자 충성도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해 왔다.

업계에서는 그간 쿠팡이 사실상 독점적 위치를 확보해 왔다는 점과 배달·OTT 등 생활 전반으로 확장된 쿠팡 생태계의 강한 록인(Lock-in) 효과를 고려할 때 소비자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쿠팡의 유료 멤버십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500만 명으로 추정된다. 국가데이터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온라인몰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22.7%로, 네이버(20.7%), G마켓(10% 미만)을 앞지르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단일 사업자로는 가장 높은 비중이다.
CJ올리브영의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CJ올리브영 제공 하지만 쿠팡 사태 이후 신흥 유통업체가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쿠팡의 속도에 근접한 ‘대체 가능한 배송 모델’을 구축하며 경쟁의 지형을 넓히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전국 1400여 개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삼은 ‘오늘드림’ 서비스를 통해 최대 3시간 내 즉시 배송 체계를 제공한다. H&B 업계에서는 쿠팡과 속도 경쟁이 가능한 대표적인 당일 배송 모델로 평가된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기반 체험 특화 전략과 온라인몰의 두 자릿수 성장세를 바탕으로 옴니채널 모델을 정착시켰다. H&B 카테고리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매출 2조원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직진배송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지그재그 제공 패션 플랫폼에서는 카카오스타일의 지그재그가 ‘직진배송’을 앞세워 당일·익일 도착 서비스를 운영하며 배송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무신사는 대규모 즉시 배송 모델은 없지만 자체 물류센터와 PB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상품 기획력 및 패션 특화 경쟁력을 강화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 거래액(GMV)이 4조원을 넘어섰으며 국내 패션 이커머스 1위로 평가받는다.

생활용품 시장에서는 다이소가 PB 비중 70% 안팎, 전국 약 1500개 매장을 기반으로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대와 다양한 카테고리 구성, 빠른 상품 회전율이 소비자 충성도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앱을 넘어 B마트·배민스토어를 확대하며 생활 물류 영역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기반으로 통상 30분~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퀵커머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으며, 로봇 배송과 매장 경영 지원 SaaS 등 신기술 도입도 병행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사태는 시장 내 대체 가능성을 다시 조명하게 한 사건”이라며 “배송 속도, 카테고리 전문성, 물류 효율화 등을 중심으로 기업별 혁신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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