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배터리 합작공장 혼다에 매각

글자 크기
4.2조 실탄 확보 전기차 캐즘 대응 매각 후 재임대… 생산 차질 없어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기업 혼다와 합작법인(JV)으로 세운 미국 배터리 공장을 혼다 미국 법인에 매각한다. 공장 매각으로 확보한 약 4조2000억원으로 재무 운용 유연성을 높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와의 합작회사인 ‘L-H 배터리 컴퍼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합작공장 건물과 건물 관련 장치 자산을 모두 혼다 미국 개발·생산법인에 처분한다고 24일 공시했다. 공시 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자산가치로 4조2212억원이고, 매각 대금은 내년 상반기 중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최종 매각액은 실사와 환율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번 거래는 공장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쓰는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건물을 동일하게 쓰는 만큼 공장 운영과 양산 일정에 차질이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내년부터 이곳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혼다와 프리미엄 브랜드 아큐라의 북미 시장용 차량에 탑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 변동성에 대처할 방침이다. 매각 후 재임대는 자산에 묶인 현금을 유동화하기 위해 주로 쓰인다.

전기차 캐즘 등으로 배터리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는 상황을 버틸 자금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 수요는 침체하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포드사와 체결했던 9조6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물 투자 비용 리스 계약을 활용함으로써 단기 투자 부담을 완화하고 현금 흐름을 개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금은 신규 투자와 부채 완화를 위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