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리더의 서재]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일의 가치

글자 크기
[창조리더의 서재]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일의 가치
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지음, 수오서재 펴냄, 값 22,000원
[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편리를 추구하는 욕망은 자연스런 욕구입니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는 게 인간입니다. 누가 이런 욕망을 탓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가치있다고 말합니다. 저널리스트이자 탐험가인 마이클 이스터(Michael Easter)는 그의 책에서 단호하게 주장합니다. “편안함이야말로 우리를 병들게 한 주범”이고 말이죠.

저자는 ‘기술의 발달과 풍요로운 생활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그의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에어컨, 즉석식품, 자동화된 일상 등이 손끝 하나로 해결되는 세상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활력을 앗아간다고 말이죠. 이 ‘편안함에 대한 중독’이야말로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가장 위험한 질병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런 주장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직접 체험한 극한의 여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는 모험가 도니 빈센트(Donnie Vincent)와 함께 알래스카 북부의 혹독한 툰드라 지대에서 한 달간 사냥을 하며 생활합니다. 전기도, 인터넷도, 따뜻한 침대도 없는 환경 속에서 그는 인간 본연의 생존 본능과 마주하게 되는 거죠. 예상하다시피, 이 경험은 이 책의 주제인 ‘불편함을 통해 되찾는 인간성’으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아홉 가지 영역에서 현대인의 ‘과잉 편안함’을 짚어닙니다. 운동, 배고픔, 침묵, 자연, 죽음, 노동, 공동체, 불확실성 등 삶의 기본 요소들이 기술과 소비 문화 속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 살펴냅니다.

저자는 몸이 원래 고통을 통해 성장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하며, 불편함을 피하지 말고 의도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하죠. 예컨대 일정한 단식은 우리의 식습관을 바로잡고, 야외활동은 스트레스를 줄이며 창의력을 되살립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침묵과 고독’에 대한 통찰입니다. 그는 현대인이 끊임없는 자극 속에서 ‘생각할 틈’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하거든요. 고요 속에 머무는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성찰의 시작이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죽음에 대한 회피가 삶의 의미를 약화시켰다는 점을 짚으며,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 비로소 삶이 깊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책이 쉽게 읽히면서 간간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게 저널리즘적 생생함과 심리학적 통찰을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직접 겪은 혹독한 자연 속의 경험담은 설득력을 더하죠. 다양한 과학 연구와 인터뷰를 교차시켜 논지를 뒷받침합니다.

현대인의 존재 방식을 근본부터 되묻는 철학적 성찰이자, 인간이 진정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새로운 선언문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편안함이 진짜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는가?” 이에 대한 답을 책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gregory@sportsseoul.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