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실손보험 문제는 금융당국의 전형적인 정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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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실손보험 문제는 금융당국의 전형적인 정책 실패"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실손의료보험 문제는 금융당국의 전형적인 정책실패와 연결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토론회에서 "제가 금감원 와서 3개월 조금 지났는데 저를 제일 반갑게 맞이하시는 분들이 백내장(실손보험 미지급) 피해자들이다. 금융소비자보호 관점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매일매일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소비자보호 중심의 금융 감독 전환을 위해 지난 13일 선보인 금융투자상품 관련 토론회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손보험 분쟁 현황 진단부터 공·사보험 연계 강화, 감독 개선방안까지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보험사들은 대법원 판단에 따라 백내장 수술시 입원이 필요 없으면 통원의료비 한도에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보험금이 나온다는 병원의 설명만 듣고 수천만원 상당의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자비로 수술비를 부담해야 했다.


실손보험 문제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실손보험 분쟁 접수건은 7264건으로 보험분쟁의 23.4%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백내장 분쟁이 1039건을 기록했다.


보험업계에서는 2022년을 분기점으로 본다. 보험사들은 백내장 보험금으로 연간 1조원을 지출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2022년 백내장 수술 후 6시간 이상 의료진의 관찰·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입원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백내장 수술이 원칙적으로 '통원치료'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 결과 보험금 지급 관련 시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 앞에서 매일 진행하는 시위가 바로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것이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의 정책실패와 관련된 부분, 보험사의 근시안적인 상품설계가 맞물려 금융감독원 와서 보니 매일매일 분쟁조정이라는 걸 통해 많은 피해자들이 오고, 금감원 직원들이 감당하고 잘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어려움이 직면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원장은 토론회 모두발언에서도 "도덕적 해이, 과잉진료 등 비급여 버블을 폭증시키는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인 '제3자 리스크'가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개선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발언은 사전에 알려진 것보다 수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제3자 리스크 부분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접근할지 의료법적으로 의료인들에게 의료행위 설명의무 관련24조-2항을 넘어서 임의비급여 관련된 설명의무를 신설할 수 있는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사례와 같은 임의 비급여의 경우 실손보험이나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치료다. 환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치료 받지만 보험금이 부지급되면서 분쟁이 벌어진다. 이 원장은 의료인들이 사전에 임의 비급여임을 환자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의료자문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는 "의료자문 문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임의비급여에서 주치의는 아무리 뭐라 해도 임의 비급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주체이고, 제3자인 의료자문은 의료 필요성만 판단하는 주체라서 뒤집어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임의비급여라는것은 건강보험시스템에서 급여의 필요성이 없어서 법정 급여로 넣지 않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전 단계에서 상품설계 강화, 판매와 관련해서도 촘촘하게 접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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