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AI 버블 초입 국면에 진입했을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11일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버블의 초입 국면인가?' 보고서를 통해 "AI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 중이지만, 투자 심리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8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100.4포인트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회복세를 나타냈다. 경기 회복 지속과 금리 인하 기대감에 S&P500과 나스닥은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다. 하지만 센틱스(Sentix) 9월 미국 심리지수는 -10.8로 전월(-7.8) 대비 악화됐다.
방 연구원은 "주가 상승세가 투자심리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2006~2007년 경기 호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나타낸 전례처럼, 현재의 신중한 심리는 과열이 덜하다는 근거이자 '상승 랠리 후 급락' 리스크의 이중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AI 확산이 버블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방 연구원은 "S&P500 기업의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언급 횟수는 287회로 최근 5년 평균인 124회의 약 2배"라며 "11개 업종 중 10개 업종에서 1분기 대비 2분기 AI 언급 횟수가 증가했으며, 금융, 산업재, 소비재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I 기업이 밀집한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높거나 변동성이 큰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며 "AI는 시장과 고용의 핵심 변수다. AI 확산은 구인과 일자리가 서로 어긋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