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얼마나 심한가 봤더니…신용공여 26.4조원 돌파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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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얼마나 심한가 봤더니…신용공여 26.4조원 돌파 "역대 최고"


우리 증시가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개인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아직까지 빚투 현상이 우리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봤지만 감당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차입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증시 최고치 찍으면서 '빚투' 규모도 급증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신용공여) 잔고는 26조403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지난 6일 처음으로 26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추가로 잔고가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하는 대표적인 빚투 상품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빚을 내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2023년 평균 18조5000억원에서 2024년 18조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20조원 규모로 확대됐고 이달에는 26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이달 초 4200선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식 시장에 발을 담그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9533만개로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876만개나 증가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 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 계좌 및 증권저축 계좌를 말한다. 증시가 역대급 활황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도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조정을 보이면서 젊은 층의 주식시장 신규 유입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만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도 자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이었다. 10월 말(104조7330억원)과 비교해 1조1807억원 늘어 불과 1주일 만에 10월 한 달 증가 폭인 9251억원을 넘어섰다. 이달 7일까지 증가 폭만으로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약 4년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659억원 급증했으며 일반신용대출은 1148억원 늘었다. 은행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투자해야" 경고

정부는 급증하는 빚투가 아직까지 우리 경제나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통상 10월과 11월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신용대출은 상여금 등의 영향으로 3월까지 감소하고 8월 휴가철과 10월, 11월에 증가 폭이 확대되는 계절성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이 확대되면서 신용거래가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증시 시가총액 대비 신용거래융자잔고 비중은 2024년 0.77%에서 올해 0.70%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용대출이 전체적인 가계부채의 증가를 견인한다든지 건전성에 위협을 준다든지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투자자 본인이 감당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투자에 대해서는 주의를 촉구했으며, 신용대출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경계했다. 특히 신용거래융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증권사별 총량제한과 보증금률 및 담보비율 제한, 고객별 한도 차등 등 여러 규제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위 빚투의 경우 투자자 본인이 감내 가능한 범위에서 엄격한 리스크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은 금융위의 일관되고 확고한 입장"이라며 "현재 증권사별 신용거래 융자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일별로 전환해 일일 동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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