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대나무를 지켜주세요.”
전남 담양군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이자 제4호 국가중요농업유산인 담양 대나무밭을 지키기 위해 대나무밭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가운데 주민이 직접 펀딩을 진행하는 것은 전남 완도군 청산도 구들장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일 담양군에 따르면 천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담양 대나무밭은 생태적 가치와 독창적 경관을 인정받아 2020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담양 면적의 20%가 대나무밭이다. 하지만 농촌 고령화와 지역 소멸 위기를 겪으면서 대나무밭을 관리할 인력이 급감해 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담양군은 지역민과 도시민이 함께 대나무밭 보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대안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추진하게 됐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 기부로 소액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나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25일까지 펀딩 플랫폼 오마이컴퍼니를 통해 진행된다. 펀딩으로 조성된 기금은 대나무밭 복원 및 보전과 훼손된 대밭 긴급 정비, 농민·도시민 교류 프로그램 운영, 농산물 꾸러미 제공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은 소액을 투자해서 대밭의 주인이 돼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펀딩 참가자들의 관심과 책임감을 높이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펀딩에 3만원 이상 참여한 오너에게는 대나무밭 농사 일기와 죽제품·죽로차·쌀 등이 담긴 농산물 꾸러미를 제공하며, 추첨을 통해 대나무밭 팜파티 초대권도 증정한다.
대나무밭 보전을 위해 결성된 주민협의체 ‘대단한 담양대밭’ 윤재휘 대표는 “이번 크라우드 펀딩이 일회성 모금에 그치지 않고, 도시와 농촌이 지역 유산을 함께 보전해 가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한 청산도 구들장논은 3년 전부터 크라우드 펀딩으로 논을 지키고 있다. 구들장논은 돌과 흙으로 가옥 온돌 형태의 구들장과 비슷한 통수로를 만들어 위에서 아래로 물이 흐르게 만든 논을 말한다. 지난 300년간 유지해온 구들장논이 지방 소멸 위기에 놓이자 지역민들이 ‘청산도 구들장논 보전두레’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조직해 구들장논 오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담양=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