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소통·기업은 고용 복잡…전남형 이민모델 마련 본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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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소통·기업은 고용 복잡…전남형 이민모델 마련 본격 추진
道, 실태조사·용역 최종보고회 거주 외국인 한국어 능력 평균 이하 경제 활동 기회·자녀 양육도 애로 기업선 잦은 사업장 변경 등 고충 숙련인력·정주 이민 확대 등 위해 광역형 비자·가족동반 정착 제시
전남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들은 언어소통과 경제활동 참여, 자녀 교육 등의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주들은 복잡한 고용절차와 의사소통 문제, 잦은 사업장 변경 등의 순으로 애로사항을 꼽았다. 향후 외국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광역형 비자 설계와 함께 가족 동반 외국인 근로자 정착 지원 등의 제도 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도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산업수요 대응 외국인·기업 실태조사 및 전남형 이민정책 모델 발굴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도가 중장기 산업 수요와 그 특성에 맞는 외국인력 유치 및 지역 정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법무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과 전남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이들 기관은 올 1∼2월 전남지역 외국인 주민 1300명(유학생 250명, 전문인력 200명, 비전문인력 550명, 정주형 300명)을 대상으로 생활 전반에 대해, 도내 외국인 고용 기업·업체·법인 707곳을 대상으로 고용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이들 외국어 주민은 언어문제(5점 만점 중 2.98점), 경제활동 기회 획득(2.91점), 자녀 양육 및 교육(2.86점) 등의 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전체 외국인 주민의 한국어 능력은 2.95점(4점 만점)으로 평균(3.0점) 이하였는데 방문취업(2.03점), 전문인력(2.73점), 선원취업(2.85점), 비전문취업(2.89점) 등의 순으로 낮았다. 사회적 교류는 모국인 친구 모임이 24.8%, 외국인 노동자 모임 9.6%, 학습 관련 모임 9.2% 등의 순이었고 참여하는 모임이 없다는 응답률도 11.7%에 달했다.
이들 외국인 주민의 월평균 임금은 248만1500원이었고 시간당 급여는 1만1400원이었다. 체류 유형별로 살펴보면 영주자는 301만1300원을 받는 반면 방문취업자는 245만3300원을 받아 편차가 컸다. 방문취업만 보면 충북(268만원)이나 경북(265만원)보다 20만∼23만원 낮은 것이다.

최근 1년간 외국인력 고용 현황은 농어업 분야 평균 6.2명, 일반사업장은 평균 9.1명으로 나타났다. 향후 외국인력 증원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평균 16.4%로, 대부분은 장기·숙련인력 채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 이유로는 일반사업장의 경우 내국인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90.5%), 내국인보다 잔업 요청이 수월해(51.3%), 내국인에 비해 노무관리가 쉬워(20.6%) 등이었다. 농어업 분야도 인력난(98.6%), 잔업 요청 수월(67.8%), 지속 고용 가능(62.8%) 등의 순으로 엇비슷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의 어려움으로는 법적·행정적 절차의 복잡성(일반 60.4%, 농어업 51.7%), 의사소통의 어려움(43.7%, 53.0%), 잦은 사업장 변경 요구(32.%, 20.8%), 중개수수료 등 높은 비용 부담(15.6%, 15.4%) 등이 꼽혔다.

두 연구원은 장기·숙련인력 확보를 위한 광역형 비자 설계, 정주형 이민확대를 위한 가족동반 외국인 근로자 정착지원 사업 등 다양한 시책을 제안했다. 특히 농어업 분야의 계절적 수요 특성을 고려해 지역 간, 작물 간 이동하며 일할 수 있는 ‘릴레이 계절근로제’,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한 숙련인력 유치 방안이 주목할 만한 과제로 제시됐다.

손상용 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왔는데 산재 사고에 돈도 떼이는 상황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라며 “용역 조사가 정책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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